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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속의「투순환」|심사낙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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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4일하오 경복궁미술관에서열린 제18회 국전최종심사는 대표작품의 바꿔치기사건으로 국전사상 유례없는 오점을 남겼다.
최고상을 뽑기위한 전체심사위원회는 이날 하오3시부터 시작됐는데 조각부문에서 1석으로 내놨던 작품을 바꿔치기하러다가 발각, 심사위원간에 언쟁이 벌어져 대통령상을 비롯한 대상의 결정이 예정보다 2시간늦게 6시에야 끝났다.
이마동심사위원장은『조각부의괜한 잘못으로 심사에 오점을 남겨 유감스럽다』고 경위를 밝혔다.
문공부가 당초에 공약했던 것과 달리 비공개리에 진행된 이 희의에서 수상후보작의 바꿔치기 소동은 조각부가 빛어댔다.
즉 회의도중 예상판도가 돌변하여 대통령상이 추상부문에서 결정되자 김경승조각분과 위원장은 박석원의『비자』(국회의장상수상)를 취소하고 엉뚱하게 이운식의『생동』(입선)을 1석이라 내세운데서 비롯된것이다.
조각부는 앞서 서양화의 구상과 공예의 표를 얻을것으로 묵계됐었는데 공예가 동앙화와 결탁함에따라 비구상도 건축및 사진과 결탁케되어 도리어 비구상이 우세해졌고 끝내는구상까지 합세했다고 한위원은전했다.
사태가 이같이 돌변하자 김경승씨는『잔상은대통령상이 아니면 안받겠다』는 태도.
여기서『협작이다』하는 고함이 터져나왔으며 동석했던 A위원은『국전악순환의 요인이 그런데있다』고 지적했다.
현대미술관 운영자문위원인 김씨는 스스로 국전심사위원으로 추전하여 겸임한 단한사람의 위원이다.
그중에 이미 결정된 대표작이 하룻밤사이에 전복된것은 서양화의 비구상(추상).
13일의 결정은 1석에 이승작의『핵G-99』, 2석에박길웅의『흔적 백F-화』였는데 14일에는 박씨의것이 1석이되어 끝내 대통령상을 차지했고, 이씨의것은 박씨와 같은 홍대출신이란이유때문에 3석으로 떨어진대신 유희영의『잔상』이 2석에 올라 문공부장관상까지 타게됐다.
그런데 신설된 추상부문에서 최고상을 차지하게된것은 딴분야 심사위원이 그것을 이해못하는채 매표됐다는 인상이짙다.
소관분과의 C씨는『비구상에서 최고상은 생각지 않았으며「흔적백F-75」로는 역시 수준이 아쉽다』고 말함으로써 국전운영의 모순점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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