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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 꿈 심는 기업들 미래를 나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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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한국 시간) 중국 쓰촨성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던 당시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은 1억2600만 위안(약 230억원)을 지원했다. 삼성, 현대차, LG전자, 이랜드 등은 자사 제품을 활용해 당시 상황에 적합한 지원을 보냈다. 지원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현지인의 정서에 맞는 지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이렇듯 국내기업들은 해외 각지에서 ‘현지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으로 현지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2012 기업·기업재단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77개 기업과 10개 기업재단이 104개의 글로벌 사회공헌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긴급구호 ▶의료보건 ▶환경보전 ▶사회복지 ▶교육 및 학술연구 지원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현지 실정에 맞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사회공헌의 경우 표준화 전략이 아닌 각 이해 당사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전략으로 접근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전문가들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결국 기업이미지 제고, 노사관계 안정 등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것”이라면서 “해외 사회공헌활동의 경우 진출해 있는 현지의 국민과의 공감대 없이는 성공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라임글로브의 최혁준 대표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이유는 진출 지역의 현지인과 문화를 공유하기 위함이 우선”이라면서 “튀는 활동보다는 현지 종업원들과 한마음이 되고, 조직문화의 혁신을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글로벌 사회공헌의 주요 이슈는 지역사회의 필요(needs) 중에서도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 문화적, 정치적 이슈를 제외한 분야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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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요건, 현지 지역사회와 커뮤니케이션=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에 대한 국제 여론을 살펴보면 국민들의 요구사항에 차이가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각 지역이 필요로 하는 사회공헌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나아가 현지인의 취향에 맞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현지 디자인·개발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지 실정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 후문.

◆문화적·정치적 이슈를 제외한 분야에 도움=글로벌 기업 중에는 해당 국가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려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 해외 명품 브랜드 A는 중국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자극해 전국적으로 불매 운동이 일어 결국 홍보 전략을 수정했다. 또 기업 주도의 일방적 공익마케팅으로 빈축을 사서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B브랜드는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여자 어린이를 위한 교육 기금 조성에 나섰으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반면 국내 기업은 중국민의 존엄성을 배려한 사회공헌활동으로 호감을 사고 있다. 중국 정부로부터 ‘최고 애심 기업’에 선정되는가 하면, ‘재중 글로벌 기업 공익공헌상’을 수상하는 등 현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 기업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자존심이 강한 중국의 경우 빈곤 수혜 지역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면서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해당 국가의 문화를 존중하고 자긍심을 배려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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