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겁내 환자숨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군산=본사임시취재반】「콜레라」오염지구로 선포된 옥구군 옥구면 옥봉리와 선연리에 지난 6일부터 33명의 「콜레라」증상의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 13일 상오현재 6명이 죽고 14명이 앓고있으나 주민들은 병에 대한 무지와 격리 수용되는 것을 꺼려 환자를 숨겨놓고 한약치료와 굿을 벌이는등 우매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신고되지않은 환자를 찾아 보고하라』는 군산·옥구지구 방역대책본부의 지시에 따라 12일 상오부터 옥봉리와 선연리일대의 호별방문에 나섰던 옥봉국민학교 교사들이 12일 상오 옥연군교육청에 보고함으로써 뒤늦게 밝혀졌다.
군산에서 서쪽으로 15km떨어진 이들 부락에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콜레라」에 걸렸던 김형빈씨(36)와 최순학씨(60)가 도립군산병원에 격리수용중 지난 4일과 6일에 각각 숨지자 『병원에 가면 죽는다』는 소문이 퍼졌다.
주민들은 지난4일 이전에 발병했던 박영순 여인(44)등 12명을 방역당국에 신고, 격리수용을 시켰으나 김씨와 최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33명이 새로 발병했는데도 신고를 피해왔다.
지난6일 발병한 한경섭씨(84)는 집에서 한약으로 치료하다가 이튿날인 7일 숨졌고 지난 8일 발병한 한금순 여인(23·가명·옥봉리)은 한의사를 불러 침을 맞는등 한약을 쓰다가 병세가 악화되자 지난 10일밤에는 무당을 불러 굿을 벌이기도 했다.
현지 방역대책본부는 이 부락을 지난9일 오염지구로 선포만 해놓고 환자발생 가옥에 대한 소독이나 통행제한조처등 방역을 전혀 실시않고 있다.
11일 하오에도 14명의 환자가 숨어서 앓고있는 이 부락 한가운데에도 지난 7일 숨진 한씨의 장례식이 5일장으로 열리고 있어 30여명의 주민들이 마당에 마련된 한씨의 빈소를 다녀갔고 환자가 앓고 있는 집에도 가족들은 무서운 전염병인줄을 모르는 듯 한방에서 기거를 하며 이웃 주민들도 예사로 병문안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삼주 전북보사국장의 말=숨은 환자 색출조직망을 더욱 강화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옥봉리와 선연리에는 13일중으로 구급차를 총동원해서 숨은 환자를 모두 격리 수용시키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