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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미국의 대아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현재 미일간담회에 차석차 동경에 머무르고있는 전 주일미국대사며 미국내에서 가장 친일인사로 알려진「에드윈·O·라이샤워」교수는 8일 일본경제단체연합회관에서「아시아」와 미일관계』라는 연제로 강연했다. 다음글은 그의 강연요지이다.

<동경=조동오 특파원>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특히 월남의 구정공세 이후 미국민은 월남정책에 실패했음을 자인하고 있다. 미국의 대「아시아」인식변화는 대중공관에서 현저히 나타나고 있다.
중공에 대한 위협과 봉쇄라는 말대신 화해라는 말이 두드러지게 사용되고있다. 앞서「괌」도에서의「닉슨」대통령회견내용은 이를 구체적으로 시사하는 것이다.

<잠재군사력 지원>
「닉슨」대통령은 저개발국에 대해 군사 및 경제원조를 주어 외부로부터의 침략을 억제하기 위한 잠재적군사력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외부로부터의 침략이 문제이며 내정적 불안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과 중공이 접근하면 인근의 약소국가들에 위협감을 초래하여「마이너스」의 효과를 얻는다는데에 대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은 중공의 위협보다는 북괴의 위협이 더 현실적이다.
박정희 대통령, 장개석총통,「마르코스」「필리핀」대통령의 발언에따라 미·중공관계정책 결정될 것이 아니며 미국의 이익에 따라 결정되어야할 것이다.
미국은 월남으로부터 명예롭게 철수하는 정책을 취해야한다.「닉슨」대통령은 이미 이런 방향으로 가고있다.
미군철수가 너무 빠르면 미국이 월남에 대해 불성실하다고 보여 소국들에 공포감을 줄 것이며, 또 불명예스럽게 철수하면 미국내 극우파들의 반응이 우려된다.
따라서 철수는 너무 빨라도 안되고 너무 늦어도 안된다.

<월남선 단계적 철수>
나는 미군철수가 71년말에는 끝날 것으로 보고있으며 만약 이에 실패하면「닉슨」대통령은 다음번 선거에서 재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금년 10월까지 5만, 말년까지 5만, 70년대에 25만명을 단계적으로 철수해서 71년말에는 월남에 대한 인연을 단절할수 있다고 본다.
동「아시아」에 있어서 일본은 미국보다 더큰 영항력을 갖게될것인데 이는 군사적인 면보다는 경제적인면에서 두드러질 것이다.
일본은 이 지역의 주역을 맡아야하며 강력한 발언권을 가짐으로써 미국이 일본의 결정에 따르게 되어야 할것이다.
늦어도 72년까지는 미국민 거의 전부가 이 지역에 대한 정책결점은 일본의 책임이며 미국은 이를 따라야한다는 것을 인정할것이다.
동남아 불안정은 금후에도 계속될지 모른다. 정세의 불안정이란 점에서는 변화가 없으나 미국이 그것을 어떻게 보고있는가하는점에서는 변화가 일어나고있다.

<내정간섭 혼란초래>
동남아 제국의 내정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은 그 혼란을 오히려 조장한다는 점에 미국의 여론은 차차 인식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현재 군사적 개입이 아니라 건설적인 경제원조로써 이지역을 도와야한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있다.
중·소분쟁에 대해서 말하면, 이것이 전면전쟁으로까지 발전한다고는 생각되지 않으며 양국은 함께 전면전이 될경우 돌이킬 수 없는 화를 입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나는 오히려 중·소분쟁이 세계의 타지역서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고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할 정도이다.
월남전이후의 문제를 논의하기위해서 전「아시아」평화회담같은것이 열린다면 그이상 다행한 일은 없지만 당분간은 현실적인 가능성이 없다.
주의할 것은, 월남전후를 둘러싼 미·소·일 또는 미·소만의 회담은 기본적으로 반중공의 입장에 서는 것으로 중공을 한층 고립화할뿐이며 어떻게 해서든 기피해야할일이다.

<동남아관심은 지속>
「괌」성명은, 월남서는 철수하지마는 동남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지속적인 것이며 특히 경제문제에서 그렇다.
일본의 협력없이는 미국은 이 지역에서 어떤 조그마한 역할도 수행할 수 없다.「신고립주의」라는 말이 있는데 개발도상국가에 등을 보이는 고립주의는 위험하며 미국내에 그와같은 동향이 있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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