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재량과 안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파이퍼」기 추락사고의 원인분석은 사람들마다 구구하다. 공식조사를 한 교통부는 『조종의 「미스」』를 지적하고있다. 그러나 또다른 전문가는 난기류로인한 비행불능으로 분석한다.
모든 의견들을 종합해보면 이상기류가 있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다만 조종사의 능력으로 그 악천후를 극복할수 있었느냐, 아니면 불가항력이었느냐가 문제이다. 한 노련한 조종사는 기수를l80도회전했어야 옳다고 말한다. 불가항력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지상의 통제를 받지 앉는 소형비행기의 경우, 조종사는 전재량권을 갖는다. 그러나 이 비행기가 여객을 태우고 있을때는 그의 재량권은 한계가 뚜렷해진다.
두말할것도 없이 「안전제일」이다. 만일 그 「파이퍼」기가 기수를 완전히 되돌렸더라면 참사는면했을지도른다. 이것은 전방의 시계에 의해 능히 이상기류를 예감할수도있었기때문에 하는 이야기다.
오늘의 「파일러트」들은 비행시간으로 그 기녹들을 쌓고있다.
그러나 비항시문과 안전도와는 과연 신뢰할만한 극수관계가 성립되는지 궁금하다. 더구나 그 기록들이 대부분이 전시 아니면 전투목적을 위해 쌓은것들일 경우에서이랴.
선진국들의 민항들이 「마일러트·테스트」를 오로지 비항시간에만 의존하지 않는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가령 「탱크」를 잘몰던 병사가 제대 후 「불도저」의 운전에도 늘한가는 지극히 의심스럽다.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투기의 「파일러트」로는 유능했던 사람이 상용 여객기도 능숙하게 움직인다는 논리가 이루어지기에는 무리가 많다.
그때문에 여객기를 맡길 조종사를 선발할때는 으례 까다로운 정신력의 검사까지도 받게 마련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기민성, 위기를 느끼는 태도, 판단력의 치밀성·정확성등을 모두 하나같이문제 삼는다.
1965년 국제정기항공의 사고통계를 보면 치명적인 대사고는 비행시간40만시간에 1회정도 이다. 1회의 비항시문을 2시문으로치면 20만회에1회 정도의 비율이다. 이것은 완전무결의 사회가 아닌 다음에야 거의 「제로·더펙트」나 다름없는 비율인 것이다. 이와같은 기록은 우연히 쌓아 올려진것은 아니다. 비행기의우수성때문만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침착한 인간의 조종능력에 의한 결과이다.
민간항공일수록 조종사의 인간적인 재능과 재질을 면밀히 「테스트」 해야 할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