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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아사크 사원 화재서 비화한 중동의 「성전」불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그대 회교도들이 적을 치는것이 아니오 「알라」께서 적을 멸하느니라』-코란에서-그 「알라」신을 모신 「엘·아크사」사원이 불 탔다. 「메카」「메디나」에 이어 세번째로 손꼽는 회교의 최고전당이 원인모를 불길에 휩싸이던 날 그나마 소강을 누리던 중동화약고엔 또다시 불길이 당겨졌다.
「알라」대신 「나세르」「나세르」를 부르짖는 회교도들은 1천4백년전 「엘·아크사」사원이 「이스라엘」인에 의해 불살라졌다고 주장, 사원이 있는 「예루살렘」뿐 아니라 온「아랍」세계가 분노에 들끓고 있다.

<이스라엘서도 데모>
성지 「예루살렘」의 회교지역에서 불탄 사원엔 통금이 선포되고 「모세·다얀」「이스라엘」국방상의 현지지도아래 「데모」군중들은 기총소사에 쫓기었다. 「골다·메어」수상은 긴급각의를 열고 사원복구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성난 「아랍」회교도들은 광신적 종교성때문에 『귀엔귀, 눈엔눈』식으로 『불엔 불』로 처절한 보복을 「이스라엘」에 퍼붓도록 「제하드」(회교성전)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알라」의 대결될듯
이같은 종교전쟁의 성격은 「예루살렘」에 도사린 세갈래의 종교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기독교구와 유대구 그리고 회교구로 갈린 「예루살렘」은 말하자면 「복합성지」. 불씨만 있으면 전면성전으로 몰고 가려는 1백50만 「팔레스타인」 실향민의 흥분이 겹쳐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세계의 대결의식이 팽팽하다. 륵히 2년전『6일전쟁』때 맛본 참패의쓴잔을 「이스라엘」에 돌려주려는 「아랍」의 극단적「게릴라」단체들이 즉각 보복전을 벌이라고 떠드는 것은 당연한 일. 만약 이번「엘·아크사」사원이「아랍」대「이스라엘」분쟁으로 번진다면 이 불씨는 「갈릴리」호 물줄기를 끌어들이려는 『물(수로) 전쟁』이나 석유고를 감싸고 도는 기름전 또는 「네게브」의 열사위에 벌어진 국경전쟁도 아닌 「여호와」에 대한「알라」의 대결이다.
패전의식에 빠진채 67년 소련과의 군정조약으로 전력을 정비한 「아랍」공에 맞서 「다얀」이 이끄는「이스라엘」의 국방은「팬텀」기 도입으로 전력올 가다듬고 있다.

<발뺌바쁜 이스라엘>
「닉슨」정권의 출범과 함께 있었던 중동특사와「다얀」의 방미등 미국의 중동평화모색에도 불구하고 미제6함대에 맞서는 지중해의 소련함대의 강화는 세계의 시한탄이 아직도 초대국의 힘의 균형에 안겨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끝없는 보복전운>
사가「토인비」는 「아랍」제국엔 「이스라엘」의 현상을 인정토록, 「이스라엘」에는 「팔레스타인」에서 쫓겨난 「아랍」난민을 복귀시키도록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아랍」·「이스라엘」전면전이후「이스라엘」의 「베이루트」공항 기습공격에 맞선「이라크」의 유대인 공개처형. 이 끝없는 보복의 전운은 이번「엘·아크사」사원이 불탐으로써 또다른 보복전의 악순환은 부채질한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이번 방화사건이 결코 유대인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 아니라고 발뺍하고 복구작업을 호소하는 한편 화인조처위를 대심원에서 다투도록 조처했다.

<아직은 미지교>
종교전의 깊은 뿌리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중동의 새 불씨가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엘·아크사」사원화재로 중동사태 해결의 전망이 완전히 후퇴해버리고 「나세르」를 위시한「아랍」세계의 지도자들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회교도들의 분노의 탈출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데 문제의심각성이 있다. 【최규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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