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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로 가는 소외교공세의 암초|울브리히트실각임박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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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후24년간에걸쳐 소련의 뒷받침은 있었지만 동독의 제일인자의 지위를 지켜온 「발터·울브리히트」국가평의회의장겸 사회주의통일당(SED) 제1서기(76)에관해 최근 실각 임박설이 파다하다. 소련은 때마침 서구에대한 평화공세를 준비중인 터이기 때문에 강경파인 「울브리히트」가 장해물이 될수밖에없다는 관측은 그의 실각 임박설을 뒷받침할 요인의 하나로 해석될수 있다. 7월부터 전해진 그의 실각 임박설은 동독건국 20주년 기념일인 오는 10월7일전에 그는 국가평의회의장 또는 당 제1서기자리중의 하나는 잃게될 가능성을 전했다.
소련은 서구에 대해 대규모의 외교공세를 준비하고있고, 따라서 커다란 정세변화가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되는 정세변화의 과정에서 서독과의 대립적 입장에서 부득이 지나치게 경화될 수밖에 없었던 동독의 제1서기 「울브리히트」의 실각은 차라리 당연하다. 「울브리히트」의 강경 노선이 소련의 대서구 평화공세에 장해물이 된다는 이유에서 그의 실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성립된다면 그를 추종하던 당내 일부강경파의 실각도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예측도 성립된다.
소련이 지향하는 「유럽」안보회의에 반대하는 「울브리히트」가 제거된다면 국가평의회 의장자리는 다소 유연성을 가진 「빌리·슈토프」수상이 후계자가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이 유력하다.
한편 「울브리히트」의장이 국가원수로서의 국가평의회의장직은 유지하는대신 당제1서기직을 그만두게될 가능성도 없지않은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느자리를 내놓게 될지는 현재 진행중인 소련과 동독과의 접촉, 동서관계의 진전에 좌우될것으로 생각되고있다.

<방소때도 푸대접>
지난7월10일 「그로미코」소외상이 최고회의에 서독과 「나토」와의 대화를 명확히 표방한 사실로 미루어 소련은 대서구평화공세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있다. 이런 움직임은 반드시 지금에 시작된것은 아니지만, 냉전완화를 추구하는 소련의 영향에 항상 제동장치 같은 역할을해온 것이 「울브리히트」였음은 잘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존재인 「울브리히트」를 소련이 귀찮은 장해물적 존재로 대해온 징후는 완연했다.
이를 뒷받침할 사례는 허다하다. ①지난3월24일 「코민테른」결성 50주년기념식 참석차 방소한 「울브리히트」에 대한 소련 수뇌의 이례적인 냉대 ②이 식전에서의 소련 수뇌와 「을브리히트」의 연설에서 나타난 미묘한 차이 ③7월7일 동독수뇌 방소에의 「올브리히트」의 불참 ④7윌20일 「폴란드」건국기념식에 동구각국 최고 수뇌가 모두 참석하는데도 유독 「울브리히트」만이 불참했다는 사실등이 뒷받침한다.
이런현상과는 상대적으로 「코시긴」 소수상이 7월증 주소서독대사, 「셸」서독 자민당수와 「독일문제」에 관해 회담한 사실은 극히 시사적인 대조적인 현상이 아닐수없다.

<「유럽안보」 내걸고>
소련이 「유럽」안보회의 개최를 위해 서방측에 접근을 꾀하자 이에 보조를 맞춰 미·영·불·서독 4개국은 ⓛ「베를린」에의 통행자유 ②「베를린」경유 동서독 교통개선문제로 대소 교섭을벌일 움직임을 보였고 ③소련은 서독과의 경제·과학·기술협력 관계를깊게 하려할 뿐만아니라 핵 확산방지조약에서는 서독에의 양보마저 고려하고있다.
더우기 중공과의 대립이 가중되어가는 상황에서 대중공전선은중시 않을수없고, 동서양면에 두전선을 펼수없는 처지이니 「유럽」전선은 동결않을수 없다.
여기서 「유럽」안보회의소집과 서독에 대한 융화적 태도의 필요성이 더 증대되고 전제조건으로서 강경파 「울브트리히트」의 거세 필요가 생긴다.

<후계자 슈토프 유망>
그의 후계자로는 국가평의회 의장에 「슈토프」수상, 당제1서기로 「호네커」정치국원이 유력시되고 있는데 4반세기에 걸쳐최고 권좌를 누려온 「울브리히트」가 시대의 변천에 적응하지 못해 끝내 실각될지 세계의 주목을 끌고있다. <이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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