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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교과서 학계서 반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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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의 한글 전용화 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초·중·고등학생들이 배우게 될 순 한글판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결국 한자를 따로 배워야하는 이중 부담을 강요할 뿐 아니라 우리의 고전 문학 이해에 난점이 많아 학계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한글 전용화의 빠른 실시를 반대하기 위해 조직된 한국어문교육연구회 (회장 이희승)는 『한글 전용화 계획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정부가 내년부터 초·중·고의 모든 교과서에서 한자를 없애려는 것을 졸속 행정이며 일본에서도 아직 한자를 쓰고 있다』고 지적, 점차적인 한글 전용을 실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각급 학교의 교과서는 모두 국정이 2백5종, 검인정이 1천2종으로 모두 1천2백7종인데 문교부는 이에 대한 한글판 개판 작업을 모두 마치고 금년 안에 새 교과서를 찍어내 70학년도부터 학생들에게 배우도록 할 방침이다.
개판된 교과서 중 한자를 전혀 쓰지 않음으로써 학생들에게 고전 문학 이해에 어려움을 줄뿐 아니라 결국 한자를 따로 배워야하는 부분은 「기미독립선언문」 「곤동별곡」 「조침문」 「산청무한」 등이다.
이에 대해 문교부 당국자는 이러한 고문은 대부분 고교 교육 과정에 들어 있는 것으로 고교에서는 따로 한문시간이 있으므로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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