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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구 선유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7월의 태양이 열기를 가시고 바다위에 놀질 때 어부들은 그물 거둬들일 채비를 한다. 『에헤이야 데헤이야‥』
그물건지는 어부들의 얼굴엔 합박꽃웃음이 피고 도미·갈치·새우등이 그물 속에서 마구 퍼뜩인다.
선유도-.
서해 고양산열도에 속하는 선유도의 행정구는 전북옥연군미면선유도리. 군산서 약50km로 여객선으론 3시간쯤. 선유도는 이웃 무녀도, 비안도, 장자도, 방축도, 신시도의 다섯섬이 치마폭을 드리운 듯 감싼 한가운데 다소곳이 위치하여 있다. 널리 알려지지 못한 섬이지만 선유팔경만은 다른데 비할바없는 명승 비경들이다.
명사십리, 망주봉, 평사낙안, 선역낙조. 월영구,삼조부범,선유봉,오룡당.
모두가 전설과 절경으로 아롱져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 그리고 이들 팔경은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한데 어울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되어있다.
하지만 선유주민의 생활은 고달프기만하다.
비바람이 조금만쳐도 하루 걸러 한번씩찾는 객선이 끊겨 섬사람들은「원시」로 되돌아간다.
『이렇듯 훌륭한 광자원을 왜 썩이는지 모르겠어요. 해수욕장을 개발하면 서울사람들이 와서 돈을 뿌릴텐데….군당국은 섬사람들이라고 깔보는 것 같아요.』선유도의 등댓불을 자부하는 배처자교장(60)은 안타까와 못견디겠다는 표정이다.
배교장은 이섬의 문맹퇴치를 위해 영주키로한 이른바「속세수녀」「상록수」수상자이다. 정부는 67년도에 관광개발을 위해 1백만원을 보조한 일이있었다. 그러나 군에선『이섬에 무슨 사람이 오랴싶어』영세 어선을 마들어 버렸다. 고군산열도의 16개섬중 선유도만이 부자가 되는 것을 원치않기 때문이라한다.
『붕,붕-』.뱃고동 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모래무지처럼 선유의 백사속에 파묻혀 흘러만가는 하얀구름떼를 바라보고 있으면 모든 시름은 가신다.
바위에 부딪는 포말처럼 새 희망이 솟는다.
글 이상길기자
사진 이종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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