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오스카상 '라틴풍' 예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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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문별 후보가 발표된 2003년 아카데미상(오스카)은 다음달 23일 시상식까지 한달여의 시간이 남았으나 할리우드에선 이미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외신들이 전하는 올 아카데미상 흐름을 살펴본다.

▶라틴계 선전=지난해 오스카는 '흑색의 반란'이었다. 덴절 워싱턴과 핼리 베리가 각각 남녀 주연상을 수상하며 할리우드를 뒤흔들었다. 올해엔 라틴계의 약진이 주목된다. 라틴계 배우.감독이 총 10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진원지는 멕시코 여류화가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프리다'다. 멕시코 태생의 셀마 헤이예크가 도전하는 여우주연상을 포함, 미술.의상.분장 등 총 7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토크 투 허(Talk to Her)'도 감독상.각본상에 도전한다. 멕시코 감독 카를로스 카레라의 '아버지 아마로의 죄'는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미라맥스의 쾌거=뉴욕에 본거지를 둔 중형 영화사 미라맥스가 오스카를 점령할 태세다. 작품상 후보 다섯편 가운데 세편이 미라맥스산(産)이다.

강력한 작품상 경쟁작인 '시카고' '디 아워스', 그리고 '갱스 오브 뉴욕'이다. 와인스타인 하비스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까지 합하면 거의 '미라맥스 천하'다.

각 부문 후보 누계도 40건. 뉴욕 타임스는 여태까지 한 영화사가 이런 위세를 떨친 적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줄리언 무어 만세=75년 오스카 역사 최초로 줄리언 무어가 연기 양부문에서 동시에 후보로 선정됐다. '파 프롬 헤븐'으로 여우주연상을, '디 아워스'로 여우조연상을 노린다. 올 시상식을 목 빼고 기다릴 게 분명하다. 또 다른 신기록도 나왔다.

'어댑테이션'으로 여우조연상 물망에 오른 메릴 스트리프는 이번이 열세번째 지명으로, 캐서린 헵번의 12회 기록을 경신했다. '어바웃 슈미트'로 남우주연상을 다툴 잭 니컬슨도 열두번째로 자신이 세운 종전 기록을 깼다. 그 전엔 로렌스 올리비에의 10회가 최고였다.

▶그밖에='8마일'의 영웅 에미넴은 랩가수 최초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에 도전한다. 역시 오스카에 처음 지명된 '갱스 오브 뉴욕'의 록그룹 U2, '아버지와 딸'의 폴 사이먼이 경쟁상대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음악을 맡은 존 윌리엄스는 마흔두번째 참가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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