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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가서 그림 구경 좋지 아니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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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해 동강사진상 수상자인 이정진씨의 ‘Wind07-73’(부분). 200×100㎝. 한지에 감광유제를 발라 인화한 뒤 한지 배접을 했다. [사진 동강국제사진제]

국민 10명 중 6명이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들이 가장 많이 찾을 곳이 강원도(23.8%)다. 문화관광부·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지난 5월 조사 결과다. 강원도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도를 찾은 피서객은 3908만 명이었다.

 이 같은 휴가 패턴 덕분에, 서울의 미술관·갤러리가 한산할 이 무렵이 강원도 피서지에서는 전시 성수기다. 양양 일현미술관에서는 동해안권 해수욕장들이 개장하는 12일부터 ‘현대적 관광(Contemporary Travel)’전을 연다. 영월에서는 국내 최고(最古)의 사진 페스티벌, 제12회 동강국제사진제가 19일 개막한다.

 인구 4만 명의 소도시, 한때 광산으로 흥청거렸던 폐광지 영월은 2002년부터 사진축제를 시작했다. 2006년 4000명에 불과하던 방문객은 지난해 4만 명으로 늘었다. 각각 프로 사진가와 사진 애호가의 눈높이에 맞춘 9개의 사진전과 워크숍, 거리사진제가 9월 22일까지 동강사진박물관을 위시해 도시 곳곳에서 열린다.

 하이라이트는 올해 동강사진상 수상자인 이정진씨의 ‘사물/바람(Thing/Wind)’전.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씨는 1990년부터 한지에 감광유제를 발라 인화하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팀 시몬스·헬렌 시어 등 영국 현대사진가 13명의 60점으로 이뤄진 ‘구성적 풍경: 영국 현대사진’, ‘동계올림픽’ 등의 특별기획전도 볼거리다. 성인 3000원, 어린이·청소년 1500원. 033-375-4554.

 양양 동호리 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일현미술관이 8월 25일까지 여는 기획전 ‘현대적 관광’은 관광지, 관광의 방식, 관광의 현대사 등을 다루고 있다. 피난민촌으로 시작된 부산 산동네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출사 여행객들의 시선을 탐구한 강홍구의 사진, 1980~90년대 경주의 택시관광을 주제로 삼은 장보윤의 ‘천년고도’ 시리즈 등 6명의 현대미술가가 ‘오늘날의 관광이란 무엇인가’ 질문한다.

 홍성희 관장은 “ 이방인들은 보지 못했던 관광지의 지역성이 무엇인지 드러내면서 올 여름 가장 ‘동시대적 관광코스’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일인 12일 강남에서 양양까지 왕복 7시간을 이동하는 당일치기 ‘현대적 관광버스’도 운행한다. 033-670-8450.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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