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창의 시너지로 세계 미디어 시장 개척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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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히든 싱어’와 같은 방송 포맷이 한·중 미디어 산업 교류와 융합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청만리(程曼麗·56·사진) 베이징대 신문방송학원 부원장은 “한국과 중국이 ‘교류와 융합’의 정신으로 세계 미디어 시장 개척에 나설 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창의(創意)의 시너지’를 이루자는 얘기다.

 청 부원장은 중국 미디어 분야 손꼽히는 전문가. 한국언론학회(회장 김정탁 성균관대 교수)가 주최하고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후원으로 9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한·중 미디어 산업의 발전전략’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청 부원장은 “중국과 비슷한 유교적 가치관과 매력적인 배우들이 한국 미디어 상품의 경쟁력”이라며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 수준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친밀하게 환담하는 모습을 통해 중국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더욱 친밀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한국인들은 너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에 대해 기회와 위협 등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다”며 “상대 국가의 이미지는 언론 보도를 포함한 각종 미디어 상품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에 언론 종사자들의 교류와 정확한 보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 부원장은 “최근 한류 스타들이 중국의 드라마나 영화에 직접 출연하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면서 “‘내 속에 당신이 있고, 당신 속에 내가 있다(我泥中有爾, 爾泥中有我)’고 노래한 원(元)나라 여류시인 관도승(管道昇)의 시구처럼 한국과 중국 미디어 업체가 융합한다면 할리우드보다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청 부원장은 “인터넷과 모바일 매체의 발전으로 중국 젊은 세대들의 미디어 소비가 왕성해지면서 중국 정부의 규제가 제한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와 같은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고 발전할수록 양국 젊은이들 사이에 얼굴과 얼굴을 맞대는 만남이 필요하다”며 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신문역사학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청 부원장은 “1990년대 말 한국이 추진한 ‘문화입국’ 정책은 미디어 산업과 사회가 함께 발전한 모범이 됐다”고 평가했다. “저우추취(走出去·해외 진출) 전략을 추진 중인 중국 미디어 업계에 한국은 좋은 멘토이자 협력자”라고 말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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