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경제 용어] 재보험(Reinsurance·再保險)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0면

지난 일요일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샌프란시스코공항 활주로 충돌 사고를 두고 피해자에 대한 걱정과 함께 금전적 피해보상 문제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사고 당일 정부는 피해 보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항공기는 국내 9개 보험사에 나눠 모두 2조8000억원(23억8000만 달러)짜리 보험에 가입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중에 사고가 수습된 뒤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면 국내 보험사들이 엄청난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사고 비행기와 계약을 맺은 보험사들은 이 보험 계약을 국내외에 있는 보험사에 다시 보험을 들어놨기 때문에 큰 걱정이 없을 거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보험 계약 자체를 다시 보험에 드는 것. 이것을 재보험이라고 합니다. 재보험은 비행기 보험처럼 회사 혼자서 부담하기 어려운 고가의 보험계약을 맺었을 때, 보험사가 혹시 생길 수 있는 대규모 보험금 지출 위험을 피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번 사건에서 볼 때 사고 비행기와 보험 계약을 맺은 회사 중 하나인 LIG손해보험은 해당 계약을 재보험에 가입해 지출 위험의 상당 부분을 재보험사에 넘겨둔 상태입니다. 보험사가 또 다른 보험사를 찾아가 보험을 드는 이색적인 계약입니다.

 재보험 덕분에 국내 9개 보험사들이 실제 지출하게 될 돈은 50억원 안팎이 될 전망입니다. 보험사 입장에서 재보험 가입 효과를 본 사례가 하나 더 생길 것 같습니다.

 국내 재보험사 코리안리는 이들 9개 보험사와 사고 항공기에 대한 재보험 계약을 맺은 회사입니다. 이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하느라 코리안리가 휘청거리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사고 다음날 코리안리의 주가가 한때 2% 넘게 떨어진 것도 같은 이유라는 해석이 유력합니다. 그런데 코리안리 역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회사에 재보험 계약을 맺어뒀습니다. 업계에선 이를 ‘재재보험’이라고도 부릅니다. 재재보험에 든 덕분에 코리안리는 이번 사건 손해보험금 지급액을 최대 23억원(200만 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