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이크로·미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얘,요새「마이크로·미니」가 나왔단다.』 『그래? 오늘 가는길에 하나 사볼까? 젊은 두 아가씨가 「런던」 의 「카나비· 스트리트」 를 향해 걸으면서 서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런던」 거리에선 몇년전에 있었던 대화이었지만 아마요즈음은 명동거리에서도 흔히 있을법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이들 아가씨들은 이미 「미니·스커트」를 입고있으면서 더짧은 「마이크로·미니」를 찾고있는것이다. 「미니 스커트」 가 처음 나왔을 때에는 여러가지 말이많았다.
너무 노출시켜 풍기를 문란케 한다.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이는데 무엇이 나쁘냐, 자연스러워좋더,등등.그당시 특별한 이유가있어서 보다도 대체로 남자들은 좋다고「미니」를 받아들인 것으로 기억이 나지만 오늘에 와서는「미니」나 심지어「마이크로·미니」까지도 모두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있다.
이「미니·스커트」이야기는 여자들의상의 유행이므로 남자들이 좋다고해서 더 짧게 나가다가 아예 치마가 없어질는지, 또는 내일부터라도 땅에 질질 끌릴만한 긴치마가 다시유행할지는 예측할수없는 일이지만 한가지 모든것은 작아야한다는 이「마이크로·미니」의 이론이실행되어 성공하였고 또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작아지는것이 과학기술의 세계이다.이 이론은 모든것을 무작정 작게만들자는 이야기보다는 아주 작은것에묘미가 있으니 그것을 잘알자는말이 더가까울 것이다.
멀리 예를 찾을 필요도 없이 우리들 가정에서 보더라도 전에는 궤짝만하던「라디오」가 이제는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경도로 작아지고 값은 조금 비싸지만 귀안에 살짝 넣어놓고 듣는것도 구할수가 있게 되었다.이렇게된 이유는 물론 말할것도없이 「라디오」 의 부품이 진공관 (트탠지스터) IC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그밖에 예를 들려면 헤아릴수도 없겠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원자를 다루다보니까 핵이 분열하는것을 알아내어 원자력이용의 시초를 만들었다든지,전자현미경으로 전에는 눈으로 보지도 못했던 것을 들여다 봄으로써 물질의 구조와 생명의 신비까지도 알게 되었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좋은 예라고 볼수있을것이다.
작은 것에 묘미가 있고,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예부터 있었다. 『작은일에 충실해야 큰 일에드 충실할수있다』 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한다.이왕 엉터리이론으로 이야기를 시작한것이었기 때문에 더 이론을 비약시켜 보자.작은것이 중요하다면 어른보다는 어린이가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하는 이야기이다.요즈음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은 고생이 막심하다.국민학교 아동들을 3교대,4교대로 작은 교실에집어 넣는가하면,어른들은 자기들 기분에 맞지않는다고 두들겨 주기가 일쑤다.
어떻게 하자는 방법론을 내자는 말은 아니나 무슨 대책이 있어야 되지않나 한다.보기좋던「마이크로 미니·스커트」는 유행이 지나 없어지면 서운한감을 느끼면그만이지만 장래를 짊어질 우리들의「마이크로 미니」 존재들을 『어른의 어버이』 로서 구김살없이 자라도록 해야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