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탈락 탈락…이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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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탈락」(Talag).「모슬렘」족어론 「나는 그대와 이혼하노라!」란 말이다.
남편이『탈락 탈락 탈락 !』이렇게 세 번만 외치면 끄떡없이 이혼이 성립된다.
아무리 조강지처라도 이 소리 세 번이면 보따리를 싸야한다.
그게 「모슬렘」족 풍습이자 전통이다. 마누라도 서넛쯤은 거느려야 사내체면도 서고, 그렇다고 여자면 팔자가 젬병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사내버릇들이 이래놔선지 시집을 갈 때면 으례 굉장한 「계약서」를 쓴다. 『만일 이혼을하게되면 재산을 얼마 내라, 먹여 살려라』하는 따위로.
그래서 「파키스탄」에서「모로코」까지 중매장이란 어렵고 따라서 돈벌이도 꽤되는 직업으로 돼있다.
한번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가 그것을 어기면 남편은 「코란」성경의 계율에 의해 벌을 받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슬렘」국들 속의 이혼율이란 그다지 높지도 않다.
높건 말건 『이런 것 좀 뜯어고쳐야 할 게 아니냐』란 소리들이 「모슬렘」국 여기 저기서 들린다.
「카라치」에서도 그렇더니 이곳 「이스탄불」에도 그런 소리가 들린다.
전세이 뿌리깊은 「모슬렘」나라들에도 개혁의 바람은 슬금슬금 불기시작하나 보다. 「탈락」하면 마누라도 그야말로 탈락해야하는 세상도 현대화바람에 탈락해버리려는 것인지.
『그것에 대한 고견을-』하니까 힘깨나 쓸 것 같은 토이기친구 답변은 간단하다 『영세상 꼴 망해간다.』 이스탄불=박중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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