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습니다] 고급·보급형 면도날 교체형 수동 면도기

‘J-컨슈머리포트’ 생활용품 분야 두 번째 평가대상은 면도날 교체형 수동 면도기다. 면도기는 대부분의 성인 남성이 거의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다. 특히 날 교체형 면도기는 자동 전기면도기에 비해 저렴해 제품 교체가 쉽다. 국내 날 교체형 면도기 시장은 글로벌 기업인 미국의 질레트·쉬크와 토종 브랜드인 도루코가 주도하고 있다. J-컨슈머리포트가 이 세 브랜드의 최고급 제품(건전지 사용 진동형 제품은 제외)과 보급형 제품 각각 3종씩 총 6종을 비교해봤다. 주요 판매처인 대형마트·편의점의 면도기 담당 바이어와 일반 소비자 등 10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매일 직접 사용하며 평가했다.

　질레트의 최고급 제품인 ‘퓨전프로글라이드’(1만2900원)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제품은 세척성에서만 도루코의 보급형 모델 ‘엑시드4’에 근소한 차이로 뒤졌을 뿐 전 평가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면도날 머리 부분의 탄성이 좋고 밀착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면도기 사용 후 날을 씻어낸 뒤에도 면도날 윗부분의 젤 패드에 짧은 수염들이 붙어있어 세척성 점수가 다소 깎였다.

　쉬크의 ‘하이드로5’(9400원)는 손에 쥐는 느낌, 욕실과 잘 어울리는 청량한 색감 등 디자인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면도기 날을 교체하기가 쉽다는 칭찬이 많았다. 대신 날 교체 부분이 좀 약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밀착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부드럽게 깎여서 상처가 덜 나고 젤 밴드가 피부를 진정시켜준다는 평이다. 면도기 머리 부분이 너무 커서 코 밑처럼 좁은 부분을 면도할 때 약간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도루코의 ‘페이스XL’(1만1800원)은 6중 날로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 중 가장 면도날 수가 많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하고 시원하게 깎여서 면도가 빨리 끝나는 것 같다는 평가다. 면도날 홀더 부분이 금속 재질이라서 날을 교체할 때도 부러질 우려 없이 편하게 다룰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무거워서 쓰기 불편하다”고 지적한 사용자도 있었다.

　보급형 제품 중에서는 도루코의 ‘엑시드4’(8800원)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세척성·제모력 등 기본 성능이 우수했다. 다만 “아래 턱수염을 깎으려고 면도기 방향을 바꾸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는 등 면도기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쉬크의 ‘하이드로3’(7900원)는 도루코 엑시드4와 불과 총점 1점 차이다. 부드러움·세척성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사의 고급형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질레트의 보급형 ‘마하3’은 대체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피부에 가장 자극을 많이 주는 제품으로 꼽혔다. 제모력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무게가 23g으로 도루코 페이스XL(49.2g)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다른 면도기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가볍다. 덕분에 사용하기가 편하고 휴대하기도 좋다는 평가다.

　쉬크 제품은 가격이 저렴해 보이지만 교체형 날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쉬크·도루코는 욕실에 면도기를 세워둘 수 있는 제품 받침대가 포함돼 있지만 질레트는 제공하지 않는다. 도루코는 교체 날 보관케이스도 유일하게 제공했다.

구희령 기자

　◆어떻게 평가했나=평가 항목과 기준은 독일 최대의 소비자 기관인 스티바(STIWA)의 평가 기준을 한국 실정에 맞게 변용했다. ▶제모력 ▶피부 자극 ▶사용 편의성 ▶세척성 ▶디자인 등 5개 평가 항목을 별 5개 만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의 면도기 담당 바이어가 전문가 평가를 맡고 20·30·40·50대 등 세대별 남성이 소비자 평가를 담당했다.

셰이빙폼의 종류와 양 등은 평소 사용하던 대로 하되 각 제품을 사용할 때 동일한 조건이 되도록 엄격히 제한했다. 평가단은 반복 평가를 위해 면도할 때 양쪽 뺨에 다른 면도기를 사용하는 식으로 평가 횟수를 늘렸다. 최종 평가표에는 평가단 10명이 매긴 점수의 평균과 2명 이상이 언급한 평가 내용을 담았다.

◆ J-컨슈머리포트 면도기 평가단=대학생 최현수(23)씨, 회사원 백종민(34)·이형순(40)씨, 약사 손현우(58)씨, 최익호 이마트몰 면도기 담당 바이어, 이재원 롯데마트 면도기 담당 바이어, 문병용 홈플러스 면도기 담당 바이어, 김배근 CU 면도기 담당 바이어, 김지용 GS25 면도기 담당 바이어, 이진희 세븐일레븐 면도기 담당 바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