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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직업병|홍종채(노동청 산업안전 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우리는 바야흐로 「공업화시대」에 살고있다. 세계 각국이 앞을 다투어 공업화를 촉진하고 있는데 발맞추어 우리나라도 여러 공장을 세우고 또 새로운 작업공정을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기계소리 우렁찬 공장 안에서 생산에 열중하는 근로자가 그 소리 때문에 청력을 잃고 광산에서 석탄을 재는 광부들이 석탄먼지를 많이 마셔 불치의 병인 진폐증을 얻는 예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이 직업병이다. 이는 다른 병과 달리 세균에 의한 질병이 아니라 분진·소음·조명불량 등 유해 작업환경이 그 원인으로 근로자가 오랫동안 일터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모두 37종이나 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직업병이 경제개발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68년도 대한 산업보건협회가 60개 사업장 1천7백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분진으로 인한 진폐증이 3·5%, 소음으로 인한 난청이 27·7%, 직업성 안질환이 19·6%, 화상이 11·9%, 질산 「개스」등 화학물질로 인한 공업중독이 7·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숫자는 외국의 것에 비해 상당히 높은 비율이며 근로자나 사업주는 물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노동청이 이번에 「유엔」이 개발기구의 원조로 5년 계획으로 산업안전 보건원을 세워 직업병을 예방, 치료하게 된 것은 여기에 연유한 것이다.
노동청은 전에도 모든 사업장의 보건관리와 유해 환경 등에 대해 지도감독 해왔으나 사실상 사업주와 관계 기관 등의 협조가 부족해서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안전보건원이 세워지면 그 밑에 산재의료원과 노동과학연구원을 두어 재해요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인간 공학을 연구 개발하게 된다.
『건강한 근로자는 생산성을 높인다』는 「슬로건」을 사용자나 근로자는 물론 국민모두가 다시 한번 되새겨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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