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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주유소 멀티센터로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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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삼성물산 이상현(35)대리는 회사 근처 주유소를 자주 찾는 편이다. 기름을 넣기 위해서라기보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식사를 거르고 출퇴근할 때 김밥.샌드위치.컵라면 등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 있고, 돈이 떨어졌을 때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서비스를 받기도 한다. 그는 "주차하기가 쉽고 대형마트처럼 길게 줄을 서 기다릴 필요가 없어 즐겨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요즘 주유소를 들르면 예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전통적으로 주유소와 접목돼온 사업인 세차.경정비와 편의점은 특별하게 새로울 게 없다.

그러나 근래 들어 휴대전화대리점.사무편의점.디지털사진관.테이크아웃 커피점은 물론 심지어 자동차 판매전시장까지 들어서면서 주유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가 됐다.

기름 가게인 주유소가 복합 생활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유류판매 업계에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다.

또한 이제 기름만 팔아서는 주유소 경영자들이 경영수지를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주유소의 복합화는 LG칼텍스정유와 SK주유소가 주도하고 있다.

1996년 9월 주유소에 편의점을 도입한 LG칼텍스정유는 그간 보급망을 크게 늘려 현재 2백여개 주유소에 조이마트란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점포는 평균 20평(66㎡)정도의 공간에 간단한 자동차용품에서부터 패스트푸드에 이르기까지 2천가지의 상품을 갖추고 연중무휴로 24시간 영업하고 있다.

조이마트는 점포의 입지에 따라 이같은 상품 판매 외에도 택배, 사진현상, 각종 상품권(주유.도서.문화)판매, 현금자동지급기, 팩스나 복사기 대여 등의 부가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LG칼텍스정유의 이영원 홍보팀장은 "향후에는 공공요금 수납서비스, 민원서류 발급서비스와 같은 생활편의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꽃가게와 복권 판매점, 택배 등 다양한 업태의 점포를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SK주유소도 전국적으로 1백80여개의 주유소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OK마트라 불리는 이 편의점도 간단한 생활필수품을 팔고 있다. 이 주유소에는 특히 '점포 안의 점포'스타일의 사진관과 커피전문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코피라 불리는 이 사진관은 일반 필름의 현상.인화는 물론 디지털사진의 인화와 합성.응용상품 판매까지 하는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점포는 SK텔레콤의 네이트(NATE), 한국 코닥과 유.무선 디지털 이미지 사업 추진을 위한 제휴를 하고 현재 온라인사이트인 스코피닷컴(www.skopi.com)과 반포.청기와.여의도 등 직영주유소 3개소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SK주유소는 또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차인 도요타 렉서스를 판매하는 전시장을 서초구 방배동의 반포주유소에 개장, 지난해 1월부터 약 1년간 약 5백여대를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유권하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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