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이 떴다고 집값이 뜨는 건 아니죠~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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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떴다방. 이른바 이동식 중개업자를 일컫는 말인데 요즘 신규 분양시장에선 이보다는 ‘인기’ 정도를 가늠하는 말로 더 쓰인다.

많은 수의 떴다방이 떴다면 그 분양 단지는 이른바 ‘대박’ 단지다. 청약률이 치솟고 계약도 잘 된다. 그 만큼 ‘먹거리’가 풍부한 단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떴다방이 뜬 것을 분양 홍보에 이용하기도 한다.

떴다방은 분양권 중개를 주로 한다. 일반 주택의 매매나 전?월세 거래를 하는 정상적인 부동산중개업소와는 중개 대상 자체가 다른 셈이다. 그런데 분양권은 당장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이 아니어서 사실 거래 자체가 많은 편은 아니다.

상징성 때문에 건설사도 암묵적으로 인정

그럼에도 떴다방이 생존하는 건 분양권에 웃돈을 붙여 매도?매수하려는 투기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주택을 거주가 아닌 투기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떴다방을 양산한 것이다.

떴다방이 뜨면 우선은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게 된다. 분양권이 움직이면서(손바뀜) 분양가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기 때문이다. 이 웃돈은 말 그대로 웃돈일 수도 있지만 거품일 수도 있다. 웃돈이라면 다행이지만, 거품이라면 자칫 하우스푸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기의 척도로 쓰일 만큼 ‘상징성’을 갖고 있어 건설회사들도 암묵적으로 떴다방의 존재를 반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떴다방이 뜨면 주택 수요자의 관심이 커지기 마련”이라며 “청약?계약률과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건설회사 입장에선 떴다방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떴다방이 떴다는 건 요즘 분명 분양권이 돈이 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니 떴다방을 해당 분양 단지의 ‘인기’ 정도를 나타나는 척도로 쓰는 것이 이해가 된다. 그런데 요즘에 더 나아가 떴다방 출몰을 두고 침체한 주택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떴다방이 그 동안 분양권 값을 올려 주변 집값이 뛰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떴다방은 최근 들어 다시 나타난 것도, 그동안 사라졌던 것도 아니다.

시장 교란 경계 해야

시장에 늘 존재해 왔지만 워낙 분양시장에 관심이 없다 보니 몰랐을 뿐이다.  그동안 미분양된 주요 단지마다 떴다방은 어김없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이들이 노린 건 층?향?동이 좋은 이른바 ‘로열층’.

미분양 단지라도 로열층은 단 얼마라도 웃돈이 붙을 정도로 수요가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미분양 적지 않은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 등지에도 청약 땐 떴다방이 어김없이 나타났던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서울?수도권에서 활개치고 있는 떴다방의 행태도 이와 비슷하다. 일부 층?향?동이 좋거나 테라스하우스 등 희소성이 있는 주택만 노린다. 크기가 큰 중대형이거나 저층 등엔 별 관심이 없다.

떴다방이 뜨긴 했지만 과거에 비해 숫자만 늘었을 뿐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다. 그러니 예비 청약자들은 분위기에 휩쓸린 청약이나 계약보다는 해당 단지의 입지여건 등 가치에 무게를 둬야 한다.

떴다방을 분양 홍보에 이용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한 대학 교수는 “떴다방이 어떤 존재이고 어떤 의미를 갖던 간에 투기 수요가 양산해 낸 산물인 만큼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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