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단독 1위, 나이츠 꼴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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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나이츠의 최인선 감독은 '선수 운'이 좋은 감독으로 꼽힌다. 기아 감독 시절 허재.강동희.김유택을 거느리고 원년 우승을 이뤘고, SK에서는 당대 최고의 센터 서장훈을 앞세워 또 헹가래를 받았다.

그러나 서장훈을 삼성에 보내고, 조상현을 상무에 입대시킨 올 시즌 최감독의 농구는 시련 그 자체다.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는 평가까지 있다.

천리마가 있은 후에야 백락이 있다고 했던가. 최근엔 경질설도 나돈다. 12일 LG 세이커스와의 잠실경기에서도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7-98로 무너졌다. 6연패의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30패째(13승)를 채웠다.

사실 SK에 '선수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리온 트리밍햄은 12일 현재 득점.야투 성공 개수.자유투 성공 개수 등 3개 부문에서 1위, 블록슛.리바운드 부문에서 2위다. 가드 황성인은 이날 경기 전까지 경기당 2.62개의 가로채기를 성공해 역시 1위를 달리고 있고, 어시스트도 경기당 7.62개로 1위다.

팀이 안될 때는 백약이 무효다. SK가 역전을 허용한 2쿼터에는 6개의 실책을 쏟아냈다. 최인선 감독이 무슨 지시를 해도 효험이 없었다. 최면에라도 빠진양 LG 하고 싶은 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이런 내용의 경기라면 감독이 "능력없다"는 비난을 듣기에 꼭 알맞다.

첫 쿼터를 19-23으로 뒤졌던 LG는 2쿼터 들어 불같은 반격으로 단숨에 역전시켰다. 20점만 내주고 32득점했다.

라이언 페리맨(35득점)이 2쿼터에만 12득점했고, 송영진이 8점을 거들었다. LG는 이날 승리로 마침내 30승(13패) 고지에 올라서면서 동양 오리온스(29승13패)를 2위로 밀어내고 1월 22일 이후 21일 만에 단독 선두 자리에 복귀했다.

공동 3위끼리 맞붙은 여수에서는 TG 엑써스가 홈팀 코리아텐더 푸르미에 72-71로 역전승, 단독 3위가 됐다. TG는 69-71로 뒤진 종료 16초 전 38세의 노장 허재가 굿바이 3점포를 터뜨렸다. 코리아텐더의 연승 행진은 6게임으로 마감됐다.

한편 이날 잠실경기 하프타임에 오준경(34)씨가 하프라인 슛을 성공시켜 1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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