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진출 성공한 셀트리온 다음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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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램시마'로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을 둘러싼 분식회계 논란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생산해 유통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넘기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항체바이오시밀러의 허가여부가 불분명해 분식회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판매허가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계열사에 제품을 팔아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만일 판매허가를 받지 못하면 사실상 판매한 제품을 폐기해야 한다.

1일 관련업계에서는 램시마의 유럽의약품청(EMA) 시판허가로 셀트리온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MA은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허가규정 및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규제기관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제품 허가 검토할 때 참조하는 허가기관이다. EMA의 제품허가를 받으면 다른 나라에서도 제품허가를 받기 쉽다.

김형기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은 "유럽 의약품청(EMA) 허가를 통해 점차적으로 선수금이 매출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램시마는 종양괴사 인자(TNF-α)가 발현되는 것을 억제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하는 '레미케이드'의 효능을 그대로 복제한 의약품이다.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일년동안 전세계적으로 8조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의 대부분이 국내가 아닌 유럽·북미·일본에서 판매된다. 특히 복제가 기존 화학 합성의약품 보다 까다로워 약값도 비싸다.

셀트리온 측은 복제약의 장점을 살려 오리지널 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년 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전세계 30조원 규모의 TNF 알파제제 시장의 10% 수준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의 유럽 시판 승인으로 ‘TNF-α(종양괴사 인자) 억제’ 항체 치료제 시장을 공략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항체 바이오의약품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단은 '긍정적'…중장기적으로는 매출이 관건

증권가의 반응은 서로 엇갈린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김현태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럽 시판허가를 계기로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을 없앴다"고 말했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EMA 허가로 유럽은 물론 비 유럽국가에서도 시판허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까지 1조 5000억원에 이르는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심스런 반응도 있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 실제 셀트리온도 조만간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언제 달성이 가능하다는 시기를 분명히 하지 않았다. 연 매출 1조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한번도 달성하지 못한 새로운 경지다. 국내 매출 1위인 동아제약 조차 분할 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이 9310억원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제품 시판허가를 승인 받은 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앞으로 얼마나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응은 서정진 회장의 지분 매각 여부다. 서 회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램시마' 유럽승인 후 다국적 제약사로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물론 실제 지분매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램시마 시판 허가로 기업 가치가 빠르게 올라가는데다 다국적제약사로 지분을 넘길 경우 국부유출 논란도 일 수 있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해 개별기준으로 34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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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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