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 전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2차대전후 중동문제처럼 온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온 일도 드물다. 그것은 단순히 새로운 전쟁의 분화구가 될 위험이 있기 때문만도 아니다.
1940년대에 중동지역에서 발견된 매장량 세계 제1의 유전에 거의 모든 열강이 의존해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유전분포의 판도가 이제 엄청나게 바꾸어져가고 있다.
그것은 1970년대의 석유자원은 해저에서라는 얘기가 나돌기 시작할 만큼, 새로운 유전들이 세계 각지에서 속속 개발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국제관계까지도 엄청나게 바꿔놓을 듯 하다.
최근「알래스카」의 「프라드호」만에서 미국 석유수요의 거의 전량을 공급할수 있을만큼 거대한 유전이 발견되었다. 이 유전의 발견하나로 앞으로 미국을 「아랍」측의 눈치를 살피지 않아도 좋게 만들어준 셈이다.
그런가 하면 미국은 몇해전 「맥시코」만의 해저에서 발견된 유전에도 그동안 75억불을 투자하였는데 이미 35억불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장 경이적인곳은 아무래도 「페르샤」호의 해저와 사막지대에서 작년에 발견된 유전이다. 이 곳에선 지난 1년간에 2천4만톤의 석유가 쏟아져 나와 1억3천만불이상의 순익을 얻었다. 그리고이때문에 이제까지 유목생활을하던 「아부·다비」 국민들은 하룻밤사이에 초근대국가의 시민으로변모하게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5일 대륙붕해역의 석유자원개발을 위한 계약을 외국상사들과 맺게 되었다.
자연자원이 풍부하냐, 아니냐는 것은 자원이 있느냐, 없느냐하는 얘기와 다르다. 경제적으로 수지가 맞는 범위안에서 채취할 수 있는 량이 많으냐, 아니냐는게 문제가 되는 것이다.
가령 「라디움」 이나 사철이 우리나라에는 없다지만 사실은 「라디움」과 사철 그자체의 총량은 많다. 암석중의 「라디움」 함유량은 백만분의 5그램이라니까 약4천톤의 「라디움」을 우리네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수지가 맞지 않으니까 채취를 못한다는 것 뿐이다.
온 세계에 걸쳐 해저의 유전개발「붐」이 일어난것은 6천미터의 심해에서까지 작업이 가능할만큼 기술이 발달됐기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중요한 요건은 해심이외에 유층의 규모, 해안으로부터의 거리, 기상, 해류등이다. 제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요건들에 맞는, 그러니까 지난번의 동광짝이 되지않고 채산이맞는 유전이 발견되었으면 좋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