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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드라이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사람이 행동을 하거나 어떤문제를 풀때에는 대개 직시적인 상황판단과 시행착오, 그리고 추정의 세가지 방법에 의한다.』 이렇게 현대심리학자들은 보고있다. 그러나 판단이나 추리를 위한 시간적여유가 전혀 없을때에 사람을 다스리는 것은 본능적인것뿐이다.
이를 그럴싸하게 말한다면 조건반사적인 것이다. 물론 조건반사란 엄밀히 가려본다면 그사람의 평소의 교양이나 경험의 무의식적인 표현이다. 따라서 같은상황에 놓인 두사람의 조건반사가 서로 다르기쉬운것도 이때문이다.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뺑소니치는 차량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다. 시별통계에 의하면 이달들어 역살상이 57건이나 되며 지난12월에는 서울시내에서 12건의 역상도주사고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요새 겪고있는 『교통지옥』과 쏟아져나오는 자동차군으로 미루어 교통사고가 날로 늘어간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74초에 한건씩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38분에 한명꼴로 사람이 죽어가고있는 일본에 비하면, 아직 우리나라는 천국이나 다름없다고도 볼수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뺑소니」차량의 격증에 있다. 작년말 영국의 「와일렛」박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가장 많이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사람은 대개 28세전후의 미혼자이며, 운전사 면허시험을 단번에 합격한, 그리고 직장을 자주 바꾸는 육체노동자라는 것이다.
이조사에서 더욱 놀라운 것은 사고를 저지른 「드라이버」중의 11%만이 죄의식을 느꼈으며 30%가 유죄판결에대하여 다소나마 마음의 동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것은 꼭 우리나라의 「스페어」운전사를 두고 말하고있는 것만같다. 사고란 순간적인 일이다. 그것은 노련한 「드라이버」라면 피할수 있었던것도 있고, 불가항력적인 것도 있다.
「스페어」운전사가 사고를 잘 저지르는 것은 노련한 경험의 소유자가 아니면서도 지나치게 운전에 자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하다.
떠돌아다니는 「스페어」운전사이기때문에 무책임해지고, 또 그 대부분이 20대이자 교육 수준이 낮기때문에 살인에 대한 죄의식을 별로 갖지않는다는 것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어린이에게 칼을 쥐어주는 것처럼, 「스페어」운전사에게 차를 맡기는 회사나 이를 제도로 단속치 못하고있는 관계상국에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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