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따라 구경 다니다가 … US오픈 나선 15세 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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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제시카(左), 넬리(右)

“그린에만 공을 올려. 그게 무엇보다 중요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세보낵골프장. 열다섯 살 소녀 넬리 코다(미국)는 제시카 코다(20), 미셸 위(24)에게 코치를 받으며 연습 라운드를 돌았다.

 1998년 7월 28일생. 넬리는 이번 대회 최연소(14세 11개월) 출전자다. 미국 전역 20곳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지역 예선 중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예선에서 47명 중 1위(3언더파)에 올라 출전권을 얻었다.

 넬리는 지난해 ISPS 한다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제시카 코다의 친동생이다. 98년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왕년의 테니스 스타’ 페트르 코다(45)가 아버지, 체코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인 레지나 라크르토바(45)가 어머니다.

 넬리는 언니 제시카의 영향을 받아 두 살 때부터 플라스틱 골프채로 골프를 익혔다. 그리고 언니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 있다. 넬리는 아홉 살 때인 2007년부터 주니어 대회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기량이 급성장해 올해 미국주니어협회(AJGA)의 이니스브룩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US여자오픈에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도전 만에 출전권을 따냈다. 넬리는 “언니가 출전했던 다섯 번의 US여자오픈을 따라다니면서 나도 언젠가 같은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꿨다. 그런데 언니보다 더 어린 나이에 US여자오픈 무대를 밟았다”고 기뻐했다. 언니 제시카는 2008년 15세 4개월의 나이로 US여자오픈에 처음 출전했다. 자매 출전은 US여자오픈 역사상 일곱 번째다.

 1m75㎝의 장신인 넬리는 언니 제시카(1m80㎝)와 체격은 물론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하다. LPGA 투어 드라이브샷 7위(268.3야드)에 올라 있는 언니만큼이나 장타를 날린다.

 자매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코스 안에서는 인정사정 보지 않는다. 넬리는 “첫해 언니가 냈던 성적(공동 19위)보다 잘 치고 싶다. 5년 뒤에는 LPGA 투어에서 언니를 능가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제시카 코다는 “연습 라운드는 몰라도 같은 조에서 시합을 하는 건 신경 쓰여 싫다”며 “그럼 아빠가 누구를 응원하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자매의 아버지 페트르는 이번 대회에서 넬리의 캐디 백을 멜 예정이다. 페트르는 “넬리는 제시카보다 승부욕이 강하고 욕심이 많다. 나를 가장 많이 닮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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