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식공개의 여건조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5일 황재무장관은 주식의 공개의사를 표명해온 고려화재등 59개 기업체에 공한을 발송, 주식을 조속히 상장공개하도록 촉구했다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공한에서 공개법인에 대해서는 앞으로 비공개법인보다 법인세율을 20%낮출것과 특별상각제도를 인정하여 공개법인의 자산충실화의 길을 터놓고, 군소주주의 횡포를 규제하는 등의 법적조치뿐 아니라, 행정상으로도 여러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다.
주식공개촉구를 위한 황재무의 이번 서한은 여러모로 기업공개에 선뜻 응하기 어려운 실정에 있는 우리 기업인들에게 적지않은 타격을 주었으리라고 보여진다. 비록 기업공개의사를 표현한바 있다하더라도 주식상장에로의 전기를 마련하는데 이들 기업들은 커다란 진통을 겪지 않을 수 없겠기 때문이다.
대량자본의 조달을위해 주식공개를 촉구해야한다 함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되어왔던 일로서 원칙적으로 마다할것은없다하겠다. 자기자본비율이 낮고, 은행및 사금융 의존도가 늘어나고있는 실정하에서 주식의 공개로써 대중자본의 조달이 필요한단계에 도달하였다고해도 과언은 아닌듯하다. 더우기 일부 차관기업체에대해 합리적 경영과 공정한 운영을 감시하기위해서도 이들 기업의 공개가 절실함은 지난해의 국회외무특감에서도 지적된바 있었다. 따라서 국민의 저축으로 조달되는 건전한 자본조달책으로서, 또는 기업경영의 합리화촉구를 위해서,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비추어서 기업의 공개는 바람직한일에는 틀림이 없다하겠다.
그러나 자금공급이란 관점에서 볼때에 국민이 증권시장을 통한 주식매입형식의 저축에 결코 만족하는 상태에 있지않은듯하다. 국민의 저축이 증권시장을 찾는 경우에 비로소 증권시장은 참다운 자본시장으로 발전하겠으나, 우리의 현실은 아직껏 그러한 상태에 이르기에는 아직도 요원한 실정이다. 증권시장의 개장이후 13년동안에 자본조달은 고사하고 투기성행으로 선의의 서민투자자들을 농락한일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본시장육성을 위해 연초부터 증권자금을 살포한바 있고, 또 청산거래를 폐지하여 증권계에 청신한 바람을 넣기위해 갖가지 노력이 있었음은 사실이라하겠다. 특히 일부 상장업체의 신주발행을 위해 제권거래소와 상장기업의 협력으로 소요자본 조달이 가능했다함은 우리의 증권거래개장이후 특기할만한 일이라하겠다.
자본시장으로서 우리의 증권계가 점차 정비되어 가고있는 사실을 부정하는바 아니나, 아직껏 우리의 경제동향은 주식을 보다 선호하는 저축기풍이 고두되고있다고는 할수 없다. 연간10%이상을 넘어서는 소비자물가를 생각한다면 현재와 같은 주식배당을 가지고는 도저히 화폐가치자체의 유지조차 어려운 실정에 있다하겠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금리수준과 체계하에서 현재의 배당율과 기업의 경형실태를 생각한다면 주식투자에의 유인을 생각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먼저 주식투자의 여건이 조성되어야 하겠는데, 그것은 기업의 책임이라고하기 보다는 정책당국의 책임이라고 할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