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율 넘는 수입증가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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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4일 중앙청에서는 제3차수출진흥확대회의가 열렸다. 이자리에서는 수출목표 7억「달러」 의 달성방안이 논의된것으로 알려지고있으나 구제적으로 그것을 어떻게 달성시킬 것이냐에 대해서는 별로 두드러진 방안을 찾아내지못한것같다.
보도에 따르면 수출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강조하는 정도의 회의였다 할것이며, 「디자인」개선·품질향상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한 정도인것으로 보인다.
수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할 사람은 이게 없을것이나, 수출이 우격다짐 격으로 증가하는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사람은 아직 많지 않은것 같다. 수출은 그야말로 경제의 저력을 나타내는 지표라 할것이므로 수출증가는 종합경제력의 소산이지 의욕만의 소산일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경제는 심한 진동을 겪고있는 중이며 때문에 종합경제력은 매우 약하다는 판단을 받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수출이 증가해야만 지속적인 고도성장·고율수입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나, 수출능력과 안정의 범위를 초과하는 고율투자, 수입증가, 고도성장하에서의 물가상승, 국제수지 불균형, 환율과 물가의 「갭」확대등 모순은 누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일련의 모순속에서 수충증가를 기대하는것은 사실상 지난한 과제라 할 것이며, 수출증가가 실현된다면 그것은 국민후생의 증대를 가져오는 수출이아니라, 오히려 그것을후퇴시기는 기아수출에 불과하다는 일부 흑평도 성립할 수있을 것이다.
오늘의 수출실적을올린 배경에는 「덤핑」수출이란 반후생적요소가 도사리고 있음은 이미 경제계의 상식이라 할것인데 그러한「덤핑」수출도 이미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숨길수는 없을것이다.
지난 3윌24일 현재의수출실적은 1억59만 「달러」에이르고 있으나, 이를 월별로보면 1월에 3천7백만「달러」, 2월에 4천만「달러」, 그리고 3윌중 24일간 실적이 2천3백만「달러」로 되어있다.
따라서 3월중의 1일평균수출실적은 1백만「달러」에도 미달되고있어 2월의 1일평균 1백40만「달러」보다 40%나 감퇴하고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러한 수출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기를 바라는바 간절하지만, 그것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낙관하기에는 너무나 주저스러운 점이 많다는것을 간과할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는것이다.
환율과 물가의 「갭」은 이미 30%선을 상회하고 있으며,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보다도 높은 최근의 무역동향, 그리고 물가의 상승경향등 어느 모로나 국내경제는 불안의 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은 수출증대의 기본적 저행요인이며, 이를 현실적으로 재조성하지않고서는 수출「드라이브」정책이 성공할수 없음을 직시해야 할줄로 안다.
이론적으로도 수출증대의 최대원인은 국내 경제의 안정, 특히 국내물가의 안정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국내경제는 심각한 불안정성을 노정시키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수입증가율을 방치하고는 지속적 안정을 기대할수 없으며 오늘의 고율투자·고도성장정책을 그대로 놓아두고 물가안정을 기대할수없다면 경제의 불안정속에서 수출증대를 실현시키기 어려울것임은 자명하다 할것이다.
수출증대도 중요하지만 국내경제의 지속적안정을 위한 일련의 대책이 보다 시급한것이며, 안정을 얻으면 수출력이 증진된다는 평범한 원리를 터득해주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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