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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막강」앞에 적은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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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천9백 낙하산 꽃이 17일 경기도여주군대신면 74고지앞 남한강 상공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이와때를 맞추어 16일 이천읍남쪽 4킬로미터 지점에서 작전을 개시한 우군 1개여단 병력은 가상 적의 제1, 제2저항선을 돌파하여 한강변까지 진출했다. 공중투하된 「블랙·베레」(한국제1공수특전단)들과 「그린·베레」(미제82공수사단)들은 곧 공중지원을 받아가며 교두보를 확보했다.

<「차랑」국침략 격퇴>
6킬로미터로 장사진을 이룬 한미혼성군(한국보병2개대대, 미보병1개대대, 미포병1개대대등)은 가장 적군을 무찌르며 교두보를 향해 전진했다.
사상최장이며 극동지역에서의 최대규모인 「포커스·레티너」작전은 미전략타격사령부가 계획한 「시나리오」에따라 진행되고 있다.
「포커스·레티너」작전 통제본부가 밝힌 「각본」은 민주독립국가인 「차랑」(Charang)에 공산국가인 「하타칼」(Hatarkal)이 무력침공을 감행한다. 한국과 미국은 민주우방인 「차랑」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맹방. 미국은 「차랑」을 돕기위해 대공수작전을 펴기로 결정한다. 이작전은 1만3천6백킬로의 먼거리를 77대의 비행기로 2천5백명의 병력과 곡사포등 무기와 장비를 공수, 닷새만에 「하타칼」군을 격퇴시키게 된다. 「하다칼」이 침공하기 전의 「차랑」국 영토를 회복시킨 우군은 철수한다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전자계산기 이용>
「포커스·레티너」작전의 목적은 여덟가지. ①미본토주둔타격군을 태평양지역에 신속히 투입시킬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고 ②한국에서 공산군의 침략을 저지시키기위한 미국의 능력과 의지를 과시하며 ③미국의 제조약협정을 이행할 능력을 극동지역의 서방국민에게 인식및 증명하고 ④미전략타격군에 전략기동훈련을 제공한다는 등이다.
이같이 작전의 목적을 밝힌 통제본부는 무엇보다도 미군의 신속(Speed)과 전력(Power)을날마다 도발을 일삼고있는 북괴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것이라 강조한다.
이작전의 특징은 최장거리 공수인데다가 공수한 병력을 직접 적중에 투하하는 점이다.
이는 과거에 미군이 행한 어떤 공수작전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특색이다. 이번 작전에선「컴퓨터」의 이용도 중요성을 지니고있다. 각종 무기와 장비를 공수하는 병참및 군수지원에있어 인간의 두뇌보다 전자계산기의 정확성과 병력소모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한다.

<재래식 전쟁 대책>
그러나 「포커스·레티너」작전은 핵전쟁(Nuclear War)에 대비한 것이라기보다는 재래식전쟁(Conventional)에 대한 공수기동이란 점에 아쉬움이 있다. 106밀리 무반동총, M16소총, H60기관총등 이미 월남전에서 사용하는 무기들이며 102밀리나 105밀리 곡사포도 오래전부터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볼 수있는 신형장비는 MI274형 험준지형차량(Mule)과 「레드·아이」(Red Eye)라는 소형 대공유도탄 정도이다.
작전통제본부의 한 공보담당관은 이에대해 「포커스·레티너」의 「시나리오」에서 가상 적국인「하타칼」의 군비가 보병4개사단과 신형항공기80여대, 구식항공기1백여대로 재래식장비를 갖춘 것으로 선정되어있는 까닭일 것이라고 말하고있다.
「포커스·레티너」작전은 총7천5백명의 한미군이 참가하고있고 이중 2천5백명이 미국「포프」공군기지에서 직접 공수됐다. 공수된 2천5백명가운데 7백명이 바로 미본토에서 날아와 남한강변에 공중투하됐고 나머지 6백명은 미리 평택기지에 도착했다가 공중투하됐다.미국「포프」기지에서 한국에 공수되기까지의 소요시간은 22시간이란 놀랄만큼 짧은 시간이었다.

<장비도 3백59톤>
그러나 지난10일상오10시 제1진이 출발, 「포커스·레티너」작전이 막을 올렸을때부터 17일상오11시쯤 마지막 병력을 남한강에 투하했을 때까지 만7일1시간정도의 긴시간이었다. 지난68년10월 미국이 처음으로 사단규모의 병력을 해외로 공수한 「빅·리프트」작전은 「텍사스」공군기지에서 서독까지 1만4천6백60명의 병력과 4백32톤의 전투장비를 모두 옮기는데만 12일15시간5분밖에 걸리지않았다. 「포커스·레티너」작전에서 2천5백명의 병력과 3백59톤의 전투장비를 공수한 시간과는(비록 거리가 더 멀다해도) 엄청한 차이였다.
「포커스·레티너」작전은 원래 지난해 11월에 실시할 예정이었음이 작전통제부에서 공식적으로 밝혀졌다.
이번 작전에 이미 참가하고있는 한국의 제8008부대 장병들은 지난해 6월부터 「포커스·레티더」작전에 참가할수 있도록 훈련됐었다고한다.
작년11월에서 올해3월로 작전을 연기한데 대해 통제본부는 『지난해 11월엔 「푸에블로」호 선원들의 송환교섭이 한창 진행중이었기 때문』이라말했다.
한편 「포커스·레티너」작전은 미「포프」기지에서 「알래스카」를 경유, 한국으로 공수된 것은 제1진뿐이고 나머지 공수는 태평양을 횡단, 일본의 「오끼나와」를 거쳤다는 사실에 군사적인 측면에서 미국의 숨은 의도가 있는것으로 해석되고도있다.

<주일 미군도 참가>
사실 「포커스·레티너」작전을 지원하고있는 부대는 제549공수중대중 3개의 「오끼나와」주둔 미군부대와 1개의 일본본토 부대가 포함되고있다는 것이 주목을 끌었다. 이에대해 군사전문가들은 「오끼나와」의 미군사기지의 일본반환문제가 대두되고있는 요즈음 「오끼나와」의 극동방어에 있어서의 중요성을 일본에 암시해주는것이 이번 작전의 의도가 아닌가 분석하기도 했다.
하여간 여주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지상과 공중양면 기동작전은 무엇보다도 항상 남침의 야욕을 버리지않고 틈만 있으면 한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북괴에 그들의 의도가 무모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한국안전에 대한 큰 의의를 찾지않을수없다.
남한강 상공에 꽃처럼 떨어진 1천9백의 「블랙·베레」와 「그린·베레」 그리고 한미합동지상군의 위용은, 한국에대한 어떤 침략의 마수도 단숨에 격퇴시킬수 있다는 의도와 능력을 전세계에 충분히 과시한 것으로 볼수있다. 글 주섭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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