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시즌결산] 애틀랜타 호크스 (1)

중앙일보

입력

01~02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애틀랜타 호크스는 어느 때보다 기대가 높았다.

래리 윌킨스(현 토론토 랩터스의 감독)가 팀을 떠난 후 지휘봉을 맡은 론 크루거는 오프 시즌 동안 이루어진 여러 번의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멤피스 그리즐리스로부터 매 경기 20득점, 10리바운드가 가능한 샤리프 압둘라힘을 데려왔고 포인트 가드에서 슈팅가드로의 포지션 전환이 성공적이었던 제이슨 테리가 팀을 잘 이끌 것으로 생각했다.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합류했던 나즈 모하메드, 부상으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테오 라틀리프, 토니 쿠코치가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면 97~98시즌이후 진출하지 못했던 플레이오프 무대도 밣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또 다시 선수들의 부상과 함께 무너지고 말았다.

시즌 내내 무려 18명의 많은 선수들이 로스터를 들락날락 했고 주전 맴버 중에서는 압둘라힘, 테리, 모하메드만이 70경기 이상 뛰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부상에 허덕이며 심각한 팀 전력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부상으로 단 3경기밖에 뛰지 못한 테오 라틀리프의 공백은 너무나 컸다.

라틀리프 뿐만 아니었다.

포워드인 크리스 크로포드, 알렌 헨더슨, 그리고 식스 맨으로의 활약이 기대되었던 토니 쿠코치, 칼 보울더 역시 부상으로 뛰지 못한 경기가 너무 많았다.

결과적으로 호크스는 NBA에서 가장 많은 선수들의 결장 경기 수를 기록하며 리그의 대표적인 부상 병동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게 된다.

포워드진의 부상 뿐 아니라 가드 진에서도 에마뉴엘 데이비스, 디온 글로버가 각각 손, 발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된 것.

팀이 올린 월간 성적을 살펴보면 시즌 개막과 함께 12월까지는 11승 19패의 성적을 올리며 그렇게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가 벌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1월 월간 성적에서 3승 12패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것이 결과적으로 올 시즌을 망친 원인이 되었고 당시 부진의 이유는 줄줄이 이어졌던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2, 3, 4월에 들어 19승 18패를 기록하며 5할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호크스에게 1월 성적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일 것이다.

◇ 확실한 포인트 가드가 없다.

올 시즌 팀 내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이는 제이슨 테리였다.

하지만 그는 안정적인 게임 리딩 보다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이는 슈팅가드에 가까운 포인트 가드라 할 수 있다.

팀에서도 그의 이러한 특징을 잘 살리기 위해 테리의 포지션 변화를 추구했고 그 결과는 상대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호크스가 테리의 포지션 변화를 과감히 시도한 것은 오프 시즌 동안 자유 계약으로 입단한 자크 본과 2년 차 장신 가드 더마 존슨에 대한 기대 덕분이었다.

프로 데뷔 이후부터 호크스에 오기전까지 유타 재즈에서 존 스탁턴의 백업 가드 역할을 수행했던 본에게 리딩 가드의 역할을 맡기려고 했고 팀의 기대주 존슨에게도 역시 본과 같은 역할을 기대한 것.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기대에 지나지 않았다.

본은 재즈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백업 포인트가드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고 존슨 역시 지난 시즌에 비해 그리 나아지지 않은 모습을 나타냈다.

결국 호크스는 부랴부랴 테리를 원래의 위치인 포인트 가드 자리에 기용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으나 부상으로 대채 요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테리에게 주어진 부담은 크기만 했다.

테리를 포인트 가드로 돌리면 슈팅 가드 자리를 채울 마땅한 선수들이 없었으니 이는 앞서 말했던 글로버, 데이비스가 부상으로 인해 일찌감치 시즌을 끝냈기 때문이었다.

테리는 78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평균 19.3득점, 3.5리바운드, 5.7어시스트, 1.8스틸로 맹활약했지만 팀을 플레이오프로 진출시키기에는 다른 선수들의 공백이 너무 컸다.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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