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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노출 의상 北미녀 가수에 김정은 기립박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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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평양 시내 한 극장에서 열린 북한 모란봉악단의 공연에 미국 월트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캐릭터와 짧은 치마를 입거나 가슴 위가 드러난 옷을 입은 여성 연주자들이 등장했다(왼쪽 사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공연을 보고 기립박수를 쳤다. 김정은 옆에서 박수를 치고 있는 여성의 신원을 놓고 김정은의 여동생 여정이라는 주장과 또 다른 여동생 정옥이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로이터·연합뉴스]

북한 모란봉악단의 시범 공연이 열린 6일 평양 시내 한 극장. 레이저 빔이 쏟아지는 무대 위에서 미녀 연주자와 가수가 공연에 열중하고 있었다. 짧은 치마에 가슴 위를 드러낸 파격적 의상은 과거 ‘부르주아 날라리풍’이라며 금기시되던 차림새였다. 파격은 이어졌다. 잠시 후 미키마우스와 곰돌이 푸 등 미국 월트 디즈니사의 캐릭터로 분장한 인물들이 등장했고, 배경 화면에는 백설공주와 미녀와 야수 그림이 비춰졌다.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시간 넘게 진행된 공연을 지켜본 뒤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러곤 “다른 나라의 좋은 것은 대담하게 받아들여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AP통신은 “북한 공연에서 디즈니 캐릭터가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새 지도자 김정은이 글로벌 추세를 강조하며 북한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게 아니냐”고 평양발로 보도했다. AP는 지난해 12월 서양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에 지국을 개설했다.

 미키마우스가 새겨진 연필이나 가방 등이 중국에서 수입된 적은 있지만 북한 최고지도부가 관람하는 공연에 디즈니 캐릭터가 등장한 건 처음이다. 월트 디즈니사의 제니아 무차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북한 측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미국의 대북한 제재는 북한 물품의 미국 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미국 상품을 북한에서 판매하는 것까지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미국의 CBS 방송은 “디즈니 캐릭터를 공식 행사에서 사용한 데서 보듯 북한의 20대 지도자가 아버지인 김정일과 달리 젊음과 활력, 현대화 이미지를 외부 세계에 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폐쇄적인 북한이 외부에 문을 여는 신호가 아니냐”고도 분석했다.

 김정은은 지난 3일 평양 양말공장을 방문해 “소비자의 기호와 심리, 미감에 맞으면서도 세계적 추세에 맞게 양말의 색깔과 문양, 상표 도안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중국 CNTV는 김정은이 최근 여성들의 짧은 치마와 스키니진, 통굽 구두, 귀고리 착용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런 스타일은 자본주의적이라는 이유로 수입이 금지된 품목이었으나 최근 몇 년간 북한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또 피자, 프렌치프라이, 햄버거 등 과거 금지했던 식품들도 보다 쉽게 사 먹을 수 있도록 허용했고 어린이의 동물원·놀이공원 입장도 무료화했다. 이 같은 조치들은 북한에 새로운 국가 이미지를 심으려는 김정은의 시도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동용승씨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북한 주민들에게 심어 놓은 따뜻한 아버지의 이미지를 본받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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