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北김정은, 공식석상에 내연녀 '현송월' 동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지난 주말 북한 TV에 등장한 김정은(28) 노동당 제1비서 옆에 젊은 여성이 동행하는 모습이 잇따라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7일 김정은이 하루 전 모란봉악단 시범공연을 관람할 당시의 사진을 공개했다. 눈길을 끈 건 2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김정은이 앉은 자리를 기준으로 오른쪽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김정은과 함께 군부 최고 실세 최용해 총정치국장이 자리한 헤드테이블에 앉고, 김정은 쪽으로 몸을 기울인 거리낌없는 태도 등이 범상치 않았다.

 하루 뒤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사망 18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옛 금수산의사당)을 참배할 때도 이 여성은 김정은의 바로 옆에서 동행했다. 김정은과 이 여성만이 다른 당·군 간부보다 한 걸음 앞에 나와 절을 하기도 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두 장면 모두 해상도가 떨어지는 북한 TV 화면으로 공개돼 정확한 식별은 어려우나 동일한 여성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 행사 화면에서 공개된 여성(왼쪽). 당시 김정은 바로 뒤에 서서 참배객을 맞아 여동생 김여정이란 관측이 나왔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3월 북한 은하수관현악단 공연에 등장해 자신의 히트곡인 ‘준마처녀’를 부른 가수 현송월. [중앙포토]

 이 여성의 실체를 두고 김정은의 여동생 여정(23)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여정이 오빠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며 음악회 참석과 할아버지 추모행사 참석 등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여정은 1990년대 친오빠인 정철·정은을 따라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에서 유학했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장례행사 때 상복 차림의 젊은 여성이 김정은 옆에서 문상객을 맞는 장면이 나오자 우리 정보당국은 여정일 것으로 판단했다.

 김정은의 부인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혼한 부인이 아니고선 최고지도자로 막 등극한 김정은 옆에 앉아 두 시간 넘게 공연을 볼 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또 시할아버지인 김일성 추모행사에 김정은과 함께 자리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가정보원 등 정보당국은 “김정은의 결혼은 확인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 북한 전문가는 “함북 청진 출신 여성과 정혼했다는 얘기를 우리 정보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우자를 이번처럼 불쑥 등장시킬 가능성은 적다는 지적도 있다. 김일성이 사망 한 달 전인 1994년 6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 후처인 김성애를 대동한 것을 제외하면 김일성·김정일이 부인을 공개석상에 보인 적은 없다.

 일각에서는 한때 김정은과 염문설이 나돈 보천보전자악단 출신 가수 현송월일 가능성도 나온다. 현송월은 2005년 ‘준마처녀’(잘 달리는 말처럼 일 잘하는 여성을 의미)란 히트곡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김정은이 후계자로 부상하던 2006년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 그러다 지난 3월 은하수관현악단의 음악회에 6년 만에 얼굴을 드러냈다. 당시 만삭의 몸으로 객석에 있던 현송월은 사회자가 무대에 오를 것을 권유하자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사양하다 거듭된 요청에 노래를 불렀다. 정보 당국자는 “현송월은 김정은과 10대 시절부터 친분이 있고, 내연관계라는 얘기까지 북한 고위층 사이에 나돌 정도”라고 전했다. 하지만 내연녀를 할아버지 추모행사장에 동행한다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관련기사

▶ 가슴 위 드러낸 '날라리풍' 가수에 김정은 기립박수

▶ '北 김정은의 내연녀설' 나돈 현송월은 누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