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도 떴다 … 래미안 vs 힐스테이트 위례 자존심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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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에서 벌어지는 래미안과 힐스테이트 분양전에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래미안 견본주택이 23일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사진 삼성물산

22일 서울 문정동에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래미안 갤러리(래미안 아파트 전시관). 이 회사가 위례신도시에 분양하는 래미안 위례신도시의 견본주택이 설치된 이곳은 방문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주변에는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볼 수 있었던 이동식 중개업소인 ‘떴다방’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방문객에게 “당첨되면 웃돈을 줄 테니 나에게 팔라”며 명함을 건넸다.

 같은 날 위례신도시 힐스테이트 견본주택을 공개한 서울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도 비슷했다. 갤러리 안에는 분양상담을 하려는 방문객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밖에는 떴다방들이 분주했다.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은 이날 견본주택을 찾아 방문객에게 직접 단지를 소개하며 흥행몰이에 나섰다.

 래미안 vs 힐스테이트. 국내의 대표적인 아파트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의 주인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국내 최고의 건설사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강남권 신도시로 분양시장의 블루칩인 위례신도시에서 자존심을 건 분양 대결을 정면으로 벌인다. 견본주택 문을 연 날은 물론 청약 일정과 당첨자 발표일까지 같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모두 21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전에 들어갔다. 26~27일 1~3순위 청약을 접수한다.

 두 단지는 위치, 주택 규모에서 비슷하다. 두 단지 모두 행정구역상 성남시에 속한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하남시에 걸쳐 조성된다.

 둘 다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다. 주택형은 래미안이 좀 더 다양하다. 단지 규모는 400~600가구로 비슷하다.

 세부적인 입지 여건은 다소 차이 난다. 래미안은 신도시 중심을 지나는 친환경 보행자도로(4.4㎞)인 ‘휴먼링’과 맞닿아 있다. 휴먼링 중심에 조성되는 차 없는 상업지구인 ‘트랜짓몰’이 가깝다. 쾌적성과 편의성이 좋은 셈이다.

 힐스테이트는 교통이 괜찮다. 지하철 8호선 우남역(2014년 개통 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주변에 각급 학교가 있다.

 두 업체의 평면 경쟁이 치열하다. 래미안은 11개 주택형, 18개 평면을 선보인다. 특히 마당처럼 사용할 수 있는 널찍한 개방된 공간을 갖춘 테라스 하우스(저층 16가구)에 공을 들였다. 꼭대기층은 고급 주택인 펜트하우스(5가구)로 꾸민다. 삼성물산 임홍상 분양소장은 “저층과 꼭대기층에 특화 설계를 적용해 고급 주택 수요자도 끌어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힐스테이트 주택형은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여유 공간인 알파룸(1~2개) 등을 통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현대건설 김지한 분양소장은 “가족 수나 생활 방식에 맞춰 고를 수 있도록 총 45가지 타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비슷해 3.3㎡당 평균 분양가가 래미안 1710만원, 힐스테이트 1698만원이다. 앞서 하남시 구역에 분양된 엠코타운 플로리체보다 3.3㎡당 20만원 정도 비싸고 지난해 송파구에 나온 푸르지오보다는 100만원 정도 싸다.

 전문가들은 편리한 생활과 전원생활 분위기를 원하는 수요자라면 래미안이 나을 것으로 본다. 펜트하우스·테라스하우스가 있어 고급 주택 수요자들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거나 대중교통 이용이 잦다면 힐스테이트가 유리하다.

 청약 자격은 지역·주택형에 맞는 예치금을 적립한 청약예금과 청약종합저축 가입자다. 4·1 부동산대책에 따라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 청약 조건이 완화돼 유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고 청약가점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100%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성남 거주자에게 분양물량의 30%가 우선 공급되고 기타 경기도에 20%, 나머지 50%는 서울과 인천 거주자 몫이다.

 두 단지의 당첨자 발표일이 같기 때문에 한 개 단지에만 신청해야 한다. 둘 다 당첨되는 경우 모두 무효 처리된다.

최현주·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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