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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문화의 새 과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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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립교향악단이 지난28일 단장및 지휘자, 단윈들에 대한 임명식을 가짐으로써 정식발족했다.
우리 음악사상 처음으로 국제적규모를 갖추고 출항하는 국립교향악단은 비록 KBS교향악단을 모체로 탄생되었다 하지만 악기편성을 2관에서 3관으로 늘리고 악원을 90명으로 확장하는 한편 운영및 지휘체제도 대폭수정하고 있어 우리나라 교향악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안익태씨 발의로>
그러나 한나라의 고도한 문화수준을 반영하는 교향악운동은 외형적인 규모나 기구못지않게 그내용이 중요한것. 그런 의미에서 악계가 국립교양악단에 거는 기대는 크다.
국립교향악단의 태동은 5·16직후 제1회국제음악제에 참석했던 고 안익태씨의 발의에서 비롯되었으나 국제음악제의 유산과 안씨의 서거로 한때 주춤했다가 작년 민족문화「센터」계획이 구체화됨으로써 급「피치」를 올렸다.

<예산 천6백만원>
따라서 KBS교향악단은 작년 7월 악원을 60여명선에서 90명으로 보강하고 새해예산으로 1천6백만원을 확보했다. 말하자면 이것이 이번에 돛을 단 국립교향악단의 출항신호였다.
『엄밀히 말해서 국립교향악단은「국립」이란 관사를 하나더 붙인것에 불과합니다. 인원이 더 늘고 기구가 개편되었다 해서 교향악단의 내용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국립극장 자문위원으로 국립교향악단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김성태교수(서울대 음대학장)는 국민의과도한 기대가 오히려 실망을 주지 않을까 우려한다.
단원들의 처우문제, 훈련문제, 악기보강문제등이 해결된 다음 기대해야 할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초대국립교향악단 단장으로 임명된 이용상씨(국립극장장)는 단윈들의 처우문제에 관해 『예산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의 보수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하는데 액수는 최저1만5천원「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

<생계위협 없도록>
그러나 이 액수도 악단의 공연수익금 5백만원과 후원단체에서 받는 5백만원의 기금으로 가눙한 것이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교향악단은 꾸준한 연습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종전과 같이 생활수단으로「아르바이트」에 뻬앗기는 시간이 많으면 국립교향악단의 질적향상을 가져오기란 힙듭니다.
따라서 최저「베이스」가 현재의 두배는 되어야 할 것입니다.』조상현씨(음협부이사장·성악가)는 국립교향악단이라고 해서 공무원의 봉급기준을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국립교향악단은 이번에 상임지휘자로 임원식씨, 전속지휘자로 이남수·김선주양씨를 임명했다.
『지휘체제를 다원화한것은 여러가지 점에서 뜻있는 일입니다. 그것은「레퍼터리」선정에 있어서나「테크니크」면에서도 폭을 넓힐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논의되어온 일입니다만 외국의 저명지휘자를 초빙하는 일도 중요합니다』김성태교수는 이렇게 말하며 일본의 NHK교향악단이 오늘날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성장한것이 미국지휘자「로젠스토크」의 힘이었다고 실례를 들어 강조한다.

<악기없어 큰 애로>
교향악활동의 네가지 요건을 ①좋은 지휘자 ②생활의 안정 ③좋은 악기 ④외국연주자·지휘자와의 교류를 들고 있는 김만복씨(서울시경상임지휘자)는 특히 악기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플레이어」의 자질도 중요하지만 우리 설정으로는 현대작품을 연주하려고 해도 거기에 맞는 악기가 없어 연주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임원식씨(국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도 같은 의견이다. 『현대작품을 연주하려면 여러가지 애로가 따른다. 악기만 해도 24가지의 특수악기를 사용해야 완벽을 기할 수 있는데 그것을 장만할 여유가 없다. 그리고 악보도 한번 연구하는데 4∼5「카피」가 필요한데 1장에 1백불씩이나 하니 그 돈만해도 약15만원의 예산이 든다. 그러나 문공부에서 이 악기와 악보문제는 빠른시일안에 해결해 주겠다고 하니 앞으로 폭넓은 연주를 들려주겠다』고 했다. 그는 또한 금년안에 청소년을 위한 정기연주와 지방연주회를 중점적으로 갖겠다고 다짐했다.

<2월10일에첫선>
국립교향악단은 오는 2월10일 서울시민회관에서「헬리콥터」기금모집을 위한 연주회로 첫 선을 보인다음 3월부터 정기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리고 객원지휘자로 6윌에 미국의「데이비드·진·마리」씨, 9월에는「프리츠·말러」교수, 그리고 연말에는「스위스」의「리처드·슈만커」씨를 초빙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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