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고난도의 공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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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바둑오픈 준결승 제2국
[제7보 (108~127)]
白·중국 王 磊 8단 | 黑·중국 胡 耀 宇 7단

108로 좌변에 돌입하여 국면은 무르익어 간다. 소위 중반의 난소(難所)다. 좌변 흑진은 흑의 주력이 모인 곳.

그러나 108은 A의 탈출과 B,C의 수습을 맞보기로 하고 있어 섣불리 요리하려다가는 빈 껍질만 남을 수 있다.

이 부근의 흑이 자칫 엷어지기라도 하는 날엔 중앙 쪽의 흑▲는 물론 좌하의 흑⊙들마저 곤마로 돌변할 수도 있다.

이건 최악의 케이스지만 바둑이란 항시 최악의 케이스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게임이다.

후야오위7단은 예상대로 직접 대응하지 않고 109로 파고들어 전선을 확대한다. 백은 108이 약해 그 인접지역에선 강하게 나올 수 없다. 그 약점을 이용해 실리를 취한 다음 타협책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123으로 귀를 파내고 살았을 때 124는 어쩔 수 없다. 이 수로 '참고도1'처럼 두는 것은 흑6으로 끊겨 파탄.

따라서 상대가 '참고도2'처럼 받아주면 그때 중앙을 뚫으려는 것이다. 후야오위7단은 125로 살짝 비켜선 다음 126을 기다려 127로 습격해 갔는데 이 수순이 '최선'이란 평가를 받았다.

108부터 127까지,이 수순은 프로들에게도 난해한 느낌을 준다.어려운 고비에서 두 기사 역시 시간을 물쓰듯 하고 있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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