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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음악, 이렇게 달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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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앙일보의 광주광역시 독자위원회(위원장 고정주 나영산업 대표)가 첫 재능 나눔 행사를 18일 광주상공회의소빌딩 대회의실에서 열었다. ‘바위섬’ ‘직녀에게’ 등으로 유명한 가수 김원중씨가 ‘광주 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사진)했다.

 ‘바위섬’을 부르면서 강연을 시작한 김씨는 “대중가요에서 서울 음악, 부산 음악, 대구 음악이란 말은 없지만 ‘광주 음악’이란 말은 있다. 다른 지역의 노래꾼들도 광주 음악이란 말을 쓴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 음악의 특징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무대로 대학가요제를 들었다. 1977년 제1회 때 동상 ‘저녁 무렵’과 2회 때 은상 ‘약속’, 3회 때 은상 ‘영랑과 강진’, 5회 때 대상 ‘바윗돌’ 등이 광주전남 출신들이 만들고 부른 노래. 김씨는 이 노래들과 함께 ‘나 어떡해’ ‘내가’ 등 당시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곡들을 통기타를 치며 차례로 들려줬다. 광주 음악이 지닌 차별성을 관객들이 직접 귀로 느끼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5회가 돼서야 대상을 받았지만 이전 입상 곡 모두가 광주 음악의 깊이를 담은, 뭔가 다른 노래들”이라고 말했다.

 김정호의 ‘하얀 나비’를 광주 음악의 한 예로 들기도 했다. 이 노래는 서양의 7음계 중 ‘파’와 ‘시’를 전혀 쓰지 않고 우리 음계 ‘궁상각치우’와 같은 5음계로만 노래했다. 광주에서 태어나 수창초등학교를 다닌 김정호는 제대로 된 음악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고교 시절 이 노래를 만들었다. “외할아버지 박동실 명창과 판소리꾼이었던 어머니, 아쟁의 명인이었던 외삼촌의 영향도 컸겠지만 음악적인 감수성을 광주에서 얻은 것만은 확실하다”고 김원중씨는 설명했다.

 광주 음악은 1980년 5월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김씨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청중과 함께 부른 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저항가요”라고 설명했다. 김원중씨는 다달이 공연해 성금을 모아 북녘 어린이들을 위한 영양 빵 공장에 지원하고 있다.

 문화·예술·의료·환경·금융·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중앙일보 독자위원회는 위원들이 가진 재능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갖는다. 7월 14일 오후 3시에는 광주상공회의소 빌딩 7층 대회의실에서 김경요 월산원광한방병원 병원장이 ‘사상체질과 건강생활’을 주제로 강연하고, 건강에 대해 상담할 예정이다. 문의 062-363-5611~2.

이해석·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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