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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종합개발계획의 방향|「과학한국」의 청사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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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근래 이른바 미래학이라는 것이 각광을 받고있다. 20년. 30년뒤의 세계를 가능한한 정확히 내다보는 방법을 모색하는 학문이랄수가 있는 그 미래학적 「아프로치」를 써서 과학기술처는 최근「과학기술개발장기종합계획(안)」(69∼86년)을 작성해서 17일 과학기술진흥위원회및 동전문위원회의 의결을 얻었다. 20년뒤의 「과학한국」에대한 청사진을 그리려는 의욕과 그동안의 노력은 무시할 수 없지만 목표가 분명치 않은등 내용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그계획(안)을 읽은 사람들의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예측 힘든「미래」>
「다니엘·벨」이니 「허만·칸」이니하는 미국의 쟁쟁한 일류미래학자들이 그리는 미래도(2001년의 세계등)조차 현재경향의 연장곡선이외의 무엇이냐고 극단적인 비판을 하는 사람이 많다.
11년전에 첫인공위성이 발사됐을때 오늘날 달을 향해 우주선을 타고 사람이 갈것을 예측한 사람이 얼마나 되며 l960년이전에 몇년뒤에 IC(집적회로)가 나와 전자공업계를 지금과 같이 휩쓸것을 누가 예상했을것이냐는 의견을 내면서 요즘의 과학기술은 있는 상상력을 총동원해도 미구에 현실화시켜버리는 마술성같은 것을 지니게됐으므로 사실 몇년앞을 내다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외국것에 어두워>
이런점에 비추어 이번에 과학기술처가 내놓은 장기계획을 검토할때 너무도 상상력이 빈약한 계획이 아닌가 지적되고있다.
외국과의 상관관계는 소홀히하고 너무 오늘의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집착된 나머지 좀더「비전」에 찬, 좀더 의욕이 담긴, 좀더 구체성이 있는 계획이 되지않은 아쉬움이 있다는것이다. 그리고 움직여가는 세계정황에따른 목표설정이어야하는데 정지상태의 세계를 고려한듯한 목표이기때문에 그계획자체의 신빙성을 어떻게 평가해야될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86년의 한국을 중류국의 상위수준이 되는 나라로 설정하고 계획을 짰다. 그 근거라는것이 일본이며 일본이 50년걸려 오늘의 수준(중류국 상위)을 이룩했으니까 우리는 20년동안에 인력과 자원을 동원하면 그렇게 된다는데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중류국들의 과학력 공업력은 대단하다. 그쪽은 가속력이 우리보다 크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들의 장기계획을 소상히 분석검토해서 배나 노력하지 않으면 20년뒤에도 역시 중류국에조차 들어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 장기계획에서는 그런점을 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장기계획에서는 20년뒤에 우리나라가 진출할 분야로서 노동집약적인 전자공업, 요업분야, 농수산가공분야 혹은 외국이 손대지않거나 소외된 분야(대형선박 소형차)등이라했는데 그역시 너무 현재에 집착된 나머지 나온 방안이라고 비판되고있다. 좀더 장래를 명확히 내다보고 우리나라가 뚫고갈수있는 뚜렷하고도 독자적인 분야를 고를수 없을까하고 아쉬워하고있다.

<4백기술자 협력>
그러나 어쨌든 외국의 일류미래학자들도 비판을 받는 어려운 일을 시도해본 것임엔 틀림없다. 작년의「과학기술장기전망과 종합적기본정책(안)」은 한국과학기술연구소,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한국생산성본부등에서 주로 만들었고 이번 장기계획은 국내 과학기술계 40개분야의 4백여 과학기술자의 협력을 얻었다. 노력도 하고 중지도 기울이고 했는데도 비판될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학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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