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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기지 베이루트|세계 곳곳에 지역본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금괴밀수사건이 또 적발됐다. 지난3월에 일어난 대규모 금괴밀수사건에 이어 금년들어 적발된 2호사건이다.
수사반은 이번 사건의 운반책이 금괴밀수기지로 공인된「레바논」청년이란 점에 각별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이사건이「레바논」∼「홍콩」∼한국을 잇는 국제 금괴 밀수단의 상습적인 소행이 아닌가하는 점에 수사 초점을 돌리고 있는것이다.
다음은 수사반과 전문가들의 입을통해 국제금괴밀수기지「레바논」황금시장의「베일」을 벗겨보면…
「레바논」의 수도「베이루트」. 「레바논」은 중동의 가난한 나라지만 수도「베이루트」는 국제간 간첩과 밀수의 활무대로 알려져있다.
황금가는 점포마다 금괴나 금제품을 가득쌓아 이상할이만큼 호화「무드」를 이루고있다.
지중해를 바라보는「수크」(시장)의 한 모퉁이에 3평 남짓한 소점 약70개가 황금의 물결을 이루고있다.
「쇼·윈도」에는 옛날「이집트」여왕이 갖고 있던것과 비슷하게 만든 폭3인치짜리 금목걸이가 12만원에서 15만원을 홋가하고.
폭2인치짜리 금팔찌가 8∼9만원.
「레바논」이 금을 모으기 시작한것은 12세기. 「로마」십자군에 점령되면서부터 국토가 폐허화되자 금이 제일이라는 서민의지혜가 싹튼때문이라고. 특히 오늘의「베이루트」는 전세계를 무대로한 금괴수출도시로 우리나라사람들은「레바논」이라는 나라에대해 생소하지만 그곳의 한상인은『한국을비롯 월남 인도「파키스탄」등이 그주요시장』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더란다. 「레바논」은 금의 취급이 자유화돼있어 한햇동안의 금수출입량이 얼마인지조차 모른다는것이다.
「레바논」의 금국제가격은 1그램당 4백5원(우리나라에선8백원), 우리나라에 금괴를 팔면 배장사가 된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금값이 비싼 극동이「베이루트」의 큰손님이 되는셈이다. 이번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운반책「시노」는 4일현재 함구무언, 좀처럼 입을 열지않고있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의 비싼 금시세에 눈독을 들인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들이「홍콩」을 중심으로 활동한것은「홍콩」에 금괴밀수의 극동지역본부가 있기때문.「홍콩」은 지구본부로서「홍콩」을 비롯, 한국·일본·대만·「마카오」·월남등지를 관할, 금괴밀수조직의 주문에따라「베이루트」본부에 발주하고 운반, 인수자를 선정한다.
이같은 대규모조직은 최근 조사된바로는「아르미니아」인인「카르피스·카사리안」이 총두목.
그는「레바논」산맥에있는 호화판산장에서 7명의참모를 두고「런던」·「쮜리히」·「뉴델리」·「홍콩」·「뉴요크」·「앵커리지」 의 각지구 본부를 전화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참모들은 총무·연락·회계·운반·여비·운반자모집담당등 7명이며 특히「홍콩」은 가장 으뜸가는 판매지구가 되고 있다는것이다.
극동지역의 경우는 대부분 직송하지않고 이「홍콩」지구본부로 운반,「마카오」정련소에서 순도94·5의 금을 만들어 판매하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들 국제금괴밀수단의조직과 밀수방법은 날로 지능화하여 여간 면밀한 사전정보 없이는 놓치기 쉽다는 한 수사관의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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