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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즈펠드와 한 핏줄인 게 싫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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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조상이 독일계인 도널드 럼즈펠드(사진)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대(對)이라크 전쟁의 선봉에 서자 독일의 친척들이 럼즈펠드 장관과의 혈연관계를 부끄러워 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9일 보도했다.

독일 브레멘 근교의 작은 마을 바이헤-쥐트바이헤는 럼즈펠드 장관의 고조부인 하인리히 럼즈펠드가 19세기 미국으로 이민하며 떠나온 고향으로 지금도 룸스펠트(Rumsfeld) 성(姓)을 가진 사람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

대다수 독일인과 마찬가지로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이 마을 '럼즈펠드'들은 25년 전 럼즈펠드 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대사로서 유럽으로 금의환향할 때 환영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 그는 더이상 우리 친척이 아니다"고 공언하고 있다.

결혼 전 성이 룸스펠트인 한 여성(59)은 지난 8일 럼즈펠드 장관이 참석한 뮌헨 유럽안보정책회의장 앞에서 벌어진 시위에 가담해 "럼즈펠드가 이라크전을 밀어붙이며 저곳에 있다는 것이 끔찍하다"면서 "친척이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여성의 어머니인 마르가레테 룸스펠트(85)도 "이제 우리에게 그는 단지 미국의 국방장관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럼즈펠드 장관은 이 회의에서 "우리 가족의 출신지인 북부 독일은 직선적이고 명확한 화법으로 유명하다"며 자신의 뿌리가 독일임을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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