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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석별|70년의 애환 묻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9일하오8시 청량리를떠난 303호 전차 (운전사 김병철·35)가 동대문 전차사무소에 입고한것을 마지막으로 70년의 긴세월을「시민의 발」로 친했던 전차가 서울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1899년5월17일 개화의 물결을타고 앞장서 선보였던 전차는 최근 몇햇동안에 급격히 늘어난 자동차의 물결에 밀려「교통소통의 방해자」로몰려 물러난 것. 서울시는 처음 30일 자정을 기해서 전차운행을 맺으려했으나 70년의 긴세월을 물려받아 일해온 노조측이 반발하는등 소란이있자 앞당겨 전차사업소의 문을 닫았다.
서울시당국은 지나5월에 이미 사업소의 사업폐지허가를받고 있었다.
전차가 없어지자 종사원 1천4백21명은 뿔뿔이 흩어지게됐다.
85명이 철도청으로 가고 1백여명의 운전면허가있는 사람은 서울시가 알선해준「코로나」월부구입으로「택시」운전사로 전직했고 여차장들은 시영「버스」차장, 또 일부는 서울시청의 고용원직으로 옮겨 약8백명이 30일현재로 새직장을구했으나 나머지6백명은 갈곳이없다.
오랜일터를 떠나는 24일 몇사람의 차장들은 수표함을 발로 짓밟는등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으나 밤9시쯤 전차사업소의 구내는 불이꺼지고 어둠에 싸였다.
66년에 서울시가 인수할때는 모두2백3대의 전차가 있었으나 효자동∼남대문까지의 노선, 화신앞∼아현동까지, 서울대교의 노선들이 없어지는 바람에 전차대수도 줄어 29일 현재로는 14개 노선에 1백3대의 전차만이 운행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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