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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평가전서 또 살인태클? '황선홍 악몽' 떠올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중국 축구대표팀의 도를 넘은 거친 태클이 축구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친선 경기에서 선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태클 때문이다.

중국은 11일 베이징 노동자 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평가전에서 0-2로 졌다. 전반 11분 로빈 판 페르시(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21분에는 베슬리 스네이더(29ㆍ갈라타사라이)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경기 내내 중국을 괴롭힌 건 다름 아닌 수적 열세였다. 이른 시간에 나온 퇴장으로 어려운 경기를 스스로 자초한 결과였다. 문제는 그저 단순한 퇴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거친 태클 때문에 선수의 부상 뿐 아니라 험악한 상황이 벌어질 뻔 했다.

‘살인 태클’을 연상케 하는 중국의 과격한 플레이는 네덜란드가 1-0으로 앞서던 전반 13분에 나왔다. 자칫 큰 부상으로 쓰러질 뻔한 선수는 기성용(24ㆍ스완지시티)의 팀 동료로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조나단 데 구즈먼(26ㆍ스완지시티)이었다. 데 구즈먼은 페널티 박스 앞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잡고 돌파를 시도하다 중국의 친셍(27ㆍ광저우)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주심은 곧바로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친선 경기에서 퇴장이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선수들의 부상 만큼은 가장 조심해야 하기에 상대를 위협하는 과격한 플레이는 삼가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친셍의 태클은 누구나 보기에도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위험천만했다. 한쪽 발이 데 구즈먼의 무릎까지 올라올 만큼 위협적이었다. 주심은 이 부분을 지적하며 중국 선수들의 항의에도 친셍에게 단호하게 퇴장을 명령했다.

마치 황선홍(45) 포항 감독의 15년 전 중국전 부상 악몽이 떠오를 만한 장면이다. 황 감독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한 달여 앞둔 당시 중국과 평가전에서 상대 골키퍼의 거친 태클에 걸려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이 때문에 황 감독은 월드컵 경기에서 나설 수 없었다. 다행히 데 구즈먼은 친셍의 태클에 제대로 걸리지 않아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중국 축구의 거친 태클과 매너 없는 플레이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엔 충분했던 경기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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