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닉슨」당선되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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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속과 정확」을 자랑하는 전자계산기(컴퓨터)가 갑자기 엉뚱한 숫자를내어 개표광경을 지켜 보던 유권자들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개표가 최고조에 달했던 이날 한밤중(현지시간)에 NBC·CBS·ABC등3개 TV망과 AP·UPI의 2대통신사가 수신하고 있었던 득표수용「텔리타이프」가 약속이나 한듯이 일제히 「스톱」. 각사에서는 개표송신 계약사인 NES(뮤스·일렉션·서비스)에 조회했더니 지배인은『30분만 기다려주오』 라는 말만하고 설명을 거절. 다시묻자 그는『계산기가 말썽을 부리고 있단말야. 각주별 득표보고가 제멋대로 나오고있어 중앙본부의「컴퓨터」가말하는 숫자도 믿지못하기 때문이오』라는 설명에 각사는 비상수단까지 강구하느라고 법석을 떨었다고-.

<새벽2시 극적확정>
○…더구나 세력백중으로 승패를 판가름하게된「일리노이」주 개표과정에서도「세인트루이스」개표구의 전산기가 말썽을부려 각당 선거본부임원들의 얼굴빛은 푸르락파르락 긴장의 연속. 개표는 2시간이나 늦어졌고 숨막히는 고비를 겪은끝에 상오2시에 이르러서야「닉슨」 승리의 극적인결정이 내려졌다.

<「닉슨」고향덕 보아>
○…끝까지「시소」를 벌인 두후보는「캘리포니아」주(선거인 40명)와 일리노이주(26명) 에 당락의 운명을 걸었는데「닉슨」은 고향인「캘리포니아」주남부에서 무더기표가 나와이겼고「험프리」가 일리노이주에서도 진 것은「시카고」민주당대회때의 난장판후유증이 가시지않았기 때문이라는 뒷공론.

<빗발치는전화문의>
○…서울시민들도 두후보의 경쟁이 워낙 치열했던탓으로 표수가 늘었다 줄었다할때마다 가열해갔다. 당락이 예측을 불허했던 이날밤 7시이후 AP통신「뉴요크」취재본부와 직접 「텔리타이프」를 연결한 중앙일보와 동양방송에는 시민들로부터 빗발치는 전화문의로 기자들은 비명을올렸고.

<일선 성명세고 준비 누가 당선될지몰라>
일본외무성은 누가 승리할것인지 갈피를 못잡고 당황했으며「후지야마」(등산)문화공보국장은「닉슨」·「험프리」의 하나가 당선되는 경우와 또 선거가 하원으로 넘어가는경우에 대비, 3개의 성명서를 작성해놓고 기다렸다. 【동경AFP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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