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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산청버스사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산청군에서 듣기에도 끔찍한 교통참사가 일어났다.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육운행정을 맡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송구스런 자책감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다. 사고가 날 때마다 튀어나오는 도로보수니 감독강화니 하는 말에 국민이 귀를 기울이던 것도 어제의 일인 것 같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운전사의 음주로 인한 운전부주의, 좁은 길, 정원초과 등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우리는 직접 원인보다 더욱 근본적인 원인을 곰곰 생각해 보게된다.
50%가 넘는 털털이 차량, 사람을 짐짝더미 같이 취급하는 초만원「버스」, 이런 것 들도 단순히 예산타령으로만 돌리수 있을 것인가? 사고가 날 때마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던 시대도 지났다.
교통행정은 교통부에서, 보안사무는 내무부에서 관장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차질도 시정되어야겠다. 고속도로니「마이카」시대니 하는 것에 앞서 국민의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당국이 노력함과 함께 한사람이라도 더 태워 수입을 올리려는 몰지각한 운수업자, 승객을 마음대로 다루려는 몰지각한 운전사들의 각성이 선행돼야겠다. 이변사고를 계기로 위험도로의 일방통행, 도로보수, 운전사 취업관리의 엄격한 시행, 노후차의 대체, 정비검사 철저등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 명랑한 교통행정이 되도록 힘써보겠다는 각오를 굳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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