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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강요하지 마세요" 맛있게 만들면 스스로 먹는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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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치오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채식을 챙겨먹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다. 채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걸 상식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건강에 좋다고 해도 모두 채식주의자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나라 성인의 채소 섭취량이 부족한 점을 고려할 때 의식적으로 채소를 먹는 습관은 기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안 그래도 평소 채소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풀만 가득한 채식 위주 식단이 더 달갑지 않다는 점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쓴맛을 싫어하는데 채소에는 특유의 쓴맛이 있다. 채소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나물무침이든 샐러드든 건강에 좋으니 무조건 먹으라고 강요하면 쓴맛이 더 쓰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라구뜨의 김성국 총셰프는 “의무감에 억지로 채소를 먹거나 먹으라고 가족에게 강요하지 말라”며 “쉽게 구할 수 있는 열대 과일을 이용해 만든 드레싱을 곁들여 새콤달콤한 샐러드를 만들면 맛있어서 스스로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토마토와 게살에 과일을 갈아 만든 드레싱을 얹은 샐러드를 추천했다. 토마토와 과일이 게살 특유의 비린 맛을 잡아줘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흔하게 구할 수 없는 채소로 먹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도 있다. 김 셰프는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라디치오를 추천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샐러드 채소인 라디치오는 치커리의 일종으로, 붉은색이 돈다. 쓴맛을 내는 이터빈 성분이 소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양상추처럼 물에 씻은 후 손으로 뜯어 샐러드에 사용한다. 이때 호두와 채 썬 참외를 곁들이고 그 위에 과일 드레싱을 얹으면 된다.

 김 셰프는 “참외와 과일 드레싱이 라디치오 특유의 씁쓸한 맛을 중화시켜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성국 셰프(53)

어린 잎채소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작고 어릴수록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지만 비린내는 더 많이 난다. 그래서 어린 채소를 사용할 때는 많이 넣지 말고 음식을 꾸민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얹는다. 간혹 다이어트를 이유로 채소만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좋지 않다. 지방·철분·아연 같은 영양소 결핍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거꾸로 채소 샐러드에 요구르트나 콩으로 만든 드레싱을 함께 먹으면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김성국 셰프(53)는 호텔신라 양식당에서 22년 근무한 후 2010년 광진구 자양동 '더클래식 500' 호텔 펜타즈의 뷔페식당 ‘라구뜨’로 자리를 옮겼다.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으로 미국 CIA조리학교 CE과정을 수료하고 미슐랭 2스타를 받은 프랑스 장폴주네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았다. 평소 채식에 관심이 많아 채식 레스토랑을 즐겨 찾을 뿐 아니라 본인 요리에도 신선한 재료의 채식을 많이 쓴다. 발효기법으로 건강까지 생각하는 요리를 연구 중이다.

송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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