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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은주주총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5개 시중은행의 주주총회가 지난 28일부터 열리고 있다.
정부의 현물출자에 의한 자본금 배증 조치가 있고 난 후 처음 열리는 이번 주주총회는 표면상 순조롭게 끝맺을 것으로 보이나, 시은경영내용은 금리현실화 후 계속 악화되고있는 실정이라 할 것이다.
시은은 이번 결산에서 5억4천4백만원의 순익금을 올려 연율7.5%의 균일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사실에 있어서는 자본금이 1백80억원이므로 이윤율은 6%정도이며, 따라서 납세 후 이윤율은 4%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저조한 이윤율 이나마 영업수지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도 지준부리와 영업외수익에 의존하는 율이 큰 것이므로 시은의 결산내용은 매우 빈약한 것이며, 사실에 있어서는 그나마 분식결산에 따른 이익이지, 실지로는 막대한 적자를 내포하고 있다는 설이 거의 정설화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시은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주요원인은 역금리 체제라는 비합리적 금리현실화조치에 있는 것이며.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역금리 시정조치를 강구했다 하더라도 시은의 수지전망은 당분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역금리의 모순에 추가해서 각종 정책적인 금리적용, 통제성규제에 따른 자금의 사장 등 시은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정책을 마구 구사했기 때문에 오늘날 시은의 경영내용은 많은 문젯점을 내포하게 됐다할 것이며, 그동안 누적된 분식결산을 정상화하기에는 앞으로 수년간의 조정을 요할 것으로 일부에서는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시은의 수지악화에도 불구하고 저축「무드」를 저해할 수 없다는 뜻에서 금리체계의 정상화를 주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위에 장기사업자금의 공급을 원활케 한다는 명분으로 다시 신탁은행을 설립했기 때문에 앞으로 시은은 또 다른 자금유출을 강요당하게 되어 그 운영은 갈수록 난관에 봉착할 것이 내다보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은이 당면한 이러한 일련의 애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획기 적인 정책적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시은의 자금을 당국의 자의에 따라 분배하는 인상을 주는 편법을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은자금을 떼 내어 신탁은행을 설립한다든지, 시은자금을 산은에 유용 시키거나 이관하는 따위의 편법은 결코 정상적인 것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둘째로 외환 및 재정의 여파를 금융이 수습하는 불 건실한 경향을 시급히 시정하는 어떤 대책이 절실하다할 것이다. 금리현실화 후에 누적된 금융상의 주름살을 단계적으로 해소시키지 않는다면 여수신 금리 차를 더욱 확대시키지 않고서도 수지악화사태를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세째로 시은의 자산증가와 은행법제15조 한도의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시은운영이 어려울 것이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서 정부는 은행법제15조 한도의 실질적인 폐지를 추진하고있으나 많은 논란을 일으킬 것도 자명하다 할 것이다.
요컨대 무리한 금리체계를 대폭적으로 시정하여 시은수지여건을 개선시켜줄 뿐만 아니라 시은자금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간섭을 지양함으로써 시은의 주체적 성장을 기하도록 하는 것이 당면한 금융과제임을 강조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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