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절도 없는 외톨이, 하버드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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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없이 어렵게 살아가던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한인 고교생이 하버드대학에 합격했다.

 주인공은 서폭카운티 사우스헌틴텅의 월트위트먼 고교 졸업반 강찬(20·사진)씨. 학교 측에 따르면 강씨는 최근 하버드로부터 2013~2014학년도 합격 통지를 받았다. NBC 방송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강씨가 미국에 온 지 3년 만에 하버드에 합격했다며 그의 스토리를 ‘인간승리’로 조명하고 있다.

 NBC에 따르면 강씨의 부모는 그가 어렸을 때 이혼했다. 강씨는 17세 때 한국에서 함께 살던 어머니는 미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강씨를 보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강씨의 아버지 역시 그를 떠났다. 그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부모님이 이혼한 이유도 아버지가 어머니를 학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강씨는 친척집에 얹혀 살았다. 하지만 이들마저 이사를 간 뒤 혼자 힘으로 공부를 해왔다. 그는 “앞으로의 삶이 두려웠을 수도 있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무서울 게 없다’고 다짐하며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딱한 소식을 전해들은 사우스헌팅턴 타운과 주민들, 그리고 학교는 강씨를 돕기 시작했다. 학교는 그의 유일한 등·하교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망가졌을 땐 고쳐주는 등 지원했고, 학교 친구의 부모는 그를 집에서 묵게 했다.

 친구들은 강씨를 “늘 밝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라고 한다.

 주위의 지원을 받으며 공부에 매진한 강씨는 학업 성적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지난해 이 학교의 내셔널아너소사이어티 멤버로 뽑혔다. 피아노 등 음악에도 재능을 보여 학교 밴드에서 활약했다. 강씨는 “대학에서 음악과 수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뉴욕중앙일보=강이종행·서승재 기자 kyjh69@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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