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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일은 다섯번째로 맞는「방송의 날」이다. 이날을「방송의 날」로 정한 까닭은 우리의 방송이 국제무선통신회의(ITU)로부터 HL이라는 국제호출부호의 사용을 인정받은 뒤 처음으로 47년10월2일에 이를 사용하기시작한데 연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은 우리방송이 세계속에 자리잡은지 스물한번째돌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64년10월2일에, 방송이 국민문화, 공공복지향상과 인류문화사회에 공헌하고 있음을 일반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방송의 날」을 정한 뒤로부터서는 다섯돌을 맞는 날이다.
2일, 서울시민회관에서는 이날을 기념하는 기념식과 아울러, 제11회방송문화상, 제3회방송윤리상·제1회방송대상시상등이 함께 성대하게 베풀어졌다.
그러나 오늘을 단순히 방송과 방송인의 잔칫날로 보내기에는 오늘날 방송과 방송인의 사회적 책임이 너무도 무겁고 우리의 방송이 타개하여야할 과제 또한 산적해있음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의 현실에 있어서도 방송「미디어」의 확충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크게 이루어짐에 따라 그만큼 사회적 영향의 테두리가 확대된데서 오는 것이다. 21년전, 불과 한개의「키·스테이션」과 18개 지방방송국중 12개 지방「네트워크」를 인계받고「라디오」수신기대수 약23만의 현실로써 출발했던 우리 방송은 오늘날 국영과 민영,「라디오」와「텔리비젼」·FM방송등을 합쳐 국내최대최고의「매스·미디어」로 발전했다. 이제「라디오」수신기(「스피커」장치포함)보유수는 3백50만대에 이르렀고「텔리비젼」또한 15만대선을 가리키고있다.
그리고「마이크로·웨이브」와 중계탑이 바둑무늬처럼 전국을 누비기 시작했으며 통신위성중계로 우리는 앉아서「멕시코·올림픽」을 관람하게까지 되었다. 이와같이 특히 양적확충은 근년에 비약적발전의 과정을 더듬어 왔다. 또한 그 영향의 도도 놀라울이만큼 심화되었다. 이에 방송에 부하된 책임의 중량또한 한량없는 것이 된것이다.
다만 우리의 방송이 그토록 눈부시게 이룩한 양적확충만큼 질적충족을 만족스럽게 기했느냐할때 우리는 반성의 여지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세계와 나란히 전파시대의 문턱에 들어선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방송「미디어」의 특성인 속보성및 직접성의 구사에 있어서 과연 조루함이 없었던가. 보도·오락·사회·교양등 각영역에 걸친 사회적 기능의 조화또한 대중사회와 상업주의의 물결속에서 만족스럽게 이루어졌었던가. 나아가 언론의 사명은 완수되었었으며 독단과 자의는 없었던가.
우리는 많은 자문을 필요로 한다고 본다. 그중에서도 특히 선의의 경쟁과 형평의 원칙을 도외시했던 행적은 없었던가를 자문해 보는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렇게보면 근자 중요보도중계에 있어서 국영·민영방송이「풀·시스팀」을 활용하였던 것은 앞으로도 권장될 일이 아닐수 없으며, 민간방송의 지방「네트워크」확장은 시급히 해결을 기다리는 문제라고 아니할수 없을 것이다.
아뭏든 오늘 제5회「방송의 날」은 우리방송의 현실, 그여건과 조건을 국가적 안목에서 준하게 파헤쳐 보고 그 반성을 기초로 그야말로 사회공기로서의 발전방향을 설정하는 날이 되어야 할줄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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