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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오늘 판문점 실무접촉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남북 장관급 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이 9일 오전 10시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북한은 8일 오전 ‘평화의 집에서 실무접촉을 갖자’는 우리 측의 7일 제안을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받아들인다고 연락해 왔다. 남북 당국 간 만남은 2011년 2월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놓고 열린 제39차 남북 군사실무회담 이후 28개월 만이다.

실무접촉이 성사됨에 따라 12일로 예정된 남북 장관급 회담 준비에도 속도가 붙었다. 정부는 서울로 예정된 회담 장소를 물색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회담 장소로는 과거에도 회담이 열렸던 그랜드힐튼호텔, 워커힐호텔, 신라호텔 등이 꼽힌다. 남북 간 장관급 회담이 열리는 것은 6년 만이다.

9일 실무접촉을 위한 우리 측 대표단은 천해성 통일부 정책실장을 수석대표로 권영양·강종우 통일부 과장으로 꾸려졌다. 천 실장은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 및 인도협력국장, 통일부 대변인 등을 지냈다. 실무회담은 국장급이지만 북측과 포괄적 의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고려해 국장보다 급이 높은 실장이 수석대표로 최종 낙점됐다.

북측 수석대표는 여성인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이며 직급을 밝히지 않은 황충성·김명철로 구성됐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김성혜 조평통 부장은 대표적 대남통으로 우리의 국장급이며 2005년 6·15 남북 당국 공동행사 관련 실무협의 때 북측 대표를 맡았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평양으로 조문을 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영접한 인물이다.

실무접촉(9일) 때 우리 측 대표단은 12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장관급 회담과 관련한 대표단 규모, 체류 일정, 의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에 북측은 장관급 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를 사전 조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은 행정적·기술적 사항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북측 입장도 관심 있게 들을 예정이라고 통일부는 밝혔다.

북측은 6일 조평통을 통해 당국 간 회담을 제안하면서 오는 15일 6·15 남북 공동선언 13주년을 앞두고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중요 의제로 꼽으며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측 대표단은 실무회의에서 이런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우리 측에 분야별 입장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실무접촉은 9일 하루로 예정돼 있으나 상황에 따라 추가 접촉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는 토요일인 8일 실무접촉 대비에 분주했다. 류길재 장관을 비롯한 간부들과 실무진들이 대부분 출근해 회담 전략 및 의제 등을 논의했다. 우리 측 대표단은 9일 오전 7시40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김남식 통일부 차관과 면담한 뒤 곧바로 판문점으로 이동한다. 김 차관은 실무접촉을 원활히 진행해 장관급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전수진 기자 sujin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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