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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의 「독재36년」|살라자르 후퇴한 포르투갈의 내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완전무장한 비밀경찰은 동원, 자기의 정책에 반대하는자는 가차없이 제거하거나 투옥시켜 가면서 독재를 해온지 36년.
「포르투갈」의 신으로 군림했던 「살라자르」(79) 수상이 지금 뇌수술늘받고 사경을 헤매고있다.
자기밑에서 일하던 심복부하도 너무 빛을내게되면 거세하기 일쑤였던 이독신주의독재자 「살라자프」는 외국기자는 물론 국내기자들과 한번도 회견한적이없다.
또 「아프리카」 의 「포르투갈」 영사를 한번도 방문한적도없으면서 자기마음대로 주물러댄 독재자다.
「파르투갈」의 국민학교교과서엔 『하늘엔 시, 지상엔「살라자르」』란 구호가 박혀있고 이제는 「살라자르」라는 이름이 안들어간곳이 없을정도다.
「리스본」 엔 「살라자르」교, 「살라자르·스타디움」이있고 식민지 「앙고라」 엔 「살라자르」항「모잠비크」엔 「살라자르·빌라」가있다.
그런나 80을 바라보는 그도 결국 죽음만은 피할수없게됐다.
문제는 그의 후임자다.
「살라자르」가 「스페인」의 「프랑크」이상으로 독선적이고 개인적인 체제를 굳혀놓았기때문에 이러한 여건을 이어받고 앞으로 예견될 모든 변화에 대처할수있는 인물을 선택하자니그리 쉬운 일이아니다.
최초로 달상륙을할 우주인을 선택하는것보다 「살라자르」의 후계자를 선택하는 일이 훨씬 어렵다는말까지 나돌정도다.
수일간의 혐의끝에 「아메리코·토마스」대통령은 26일 「살라자르」수상의 후임으로 전각료「마르셀로·카에타느」(62) 박사를 정식으로 임명했다.
「카에타느」수상은 국방, 공공사업, 보건, 수상실등4개상을 경질했을뿐 나머지는 「살라자르」전내각의 각료들을 그대로 유임시켰는데 「살라자르」전수상은 계속 수상대우를 받게 될것이라고 발표되었다.
그러나 신임 수상이 발표되기전 「포르투갈」 정계에서 3명의 장군이 치열한 정권쟁탈전을 벌였었다.
영국의 「데빌리·메일」지는 정권탈취를 위해 각축전을벌인 3명의 장군은 국군참모총장 「베나치오·데스란데스」장군, 「산토스·코스타」전국방상및 「리스본」 시장인 「후랑카·보르게스」장군이라고 보도했고 이들은 한열같이 「카에타노」교수를 후임수상으로 천명하는데 반대했었다.
군부가 「카에타노」박사의 수상취임을 반대한것은 그가 「기리」에서 철병을 시켜 자칫하면 다른 식민지인 「모잠비크」와 「앙고라」의 지위까지도 위대롭게하리다는 우려때문이었다.
아뭏든 「포르투갈」 의 현행헌법은 대통령이 수상을 임명하게 돼있다.
신중한 성격의 「토마스」대통령은 정부관리들과의계속 협의끝에 「카에타노」 박사를 수상에 천명, 공권쟁탈전은 일단 종지부를 찍은셈이다.
그러나 「살라자르」가 없는 「포르투갈」은 당장은 평온할수가 있으나 필연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것임에 틀림없다.
현재14만명의 「포르투갈」군대가 「아프리카」 식민지인「모잠비크」 「앙고라」 「기니아」에 상주하면서 만일에 있을지도 모를 그곳사태에 대비하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수의 군대를 외국에 파견한다는것은 「포로투갈」 같은 작은나라로서는 너무나 큰부담이며 출혈이다.
이는 마치 미국이 월남에 2백50만병력을 파병하는 것만큼이나 큰부담이라는 것이다.
만일 「포르투갈」 국내에 어떤 사태가 벌어졌다면 「포르투갈」 정부로서는 「아프리카」에있는 주둔군을 데려와야하며 그렇게 되면 「아프리카」 내에서 소란이 벌어질 기회가 되고만다.
결국 새정부는 이웃나라 「스페인」이 그랬듯이 비식민주의 정책을 점차 모색하지않으면 안될것이다.
「아프리카」에 정착해있는 사람들은 「로디지아」의 경우와같이 그들자신의 손으로 그땅을 다스리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벌써부터 신임 「카에타노」수상은 「기니」에서의철병을 공언하고 있는 심정이다.
더구나 40여년간이나 눌려살던 이나라에도 「자유화」선풍이 불어닥칠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또 「포르투갈」의 현체제는 수상이 군부나 고위정치인들의 지지가 뒤따라야 이를 해나갈수 있는 풍토라.
따라서 앞서 말한 이나라의 최고군부지도자들 3명이 모두 「카에타노」 수상취임을 반대했었다는 사실은 신임수상에겐 그리 반가운 현상이 아닐뿐만 아니라 어쩌면 앞으로있을 큰태풍을 예고하는 것같기도하다.
특히 「카에타노」정권이 「아프리카」에 있는 식민지에 어떤 정책을 쓰느냐에 따라서 그들의 인기는 좌우될것임이 분명하다. <김건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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