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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테크닉, 화려한 몸짓보다 음악에만 집중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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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유자왕

중국 출신의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왕(Yuja Wang·26)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이달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영국 로열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샤를 뒤투아)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내한을 앞둔 그를 e-메일로 만났다.

 -유자왕하면 흔히 피아노 테크닉(기교)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주로 한다.

  “사실 건반 테크닉에 대해 따로 시간을 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피아노에 앉아 연주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테크닉이란 부분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연주한다. 솔직히 말해 그냥 음악에만 집중한다. 사람들이 흔히 실수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음악을 스포츠 경기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거다. 누가 더 빠르게 연주하고 더 강하게 건반을 두들기는지 누구의 몸짓이나 손짓이 더 멋진지만 생각하는데. 그건 큰 실수다. 나는 그런 부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이번에 쇼팽의 곡을 연주하는 계기는.

  “쇼팽은 피아니스트에겐 특별한 작곡가다. 그는 피아노가 내는 소리(voice)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울림에 통달한 사람이었다. 그의 음악을 연주하는 건 음악에 담겨 있는 절정을 담아내는 노력과 같다. 그게 쇼팽을 선택한 이유다.”

 -샤를 뒤투아와 함께 연주해 본 적 있나.

 “10년 전 시카고 심포니와 협연할 때 처음 만났다.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곡인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함께 연주했다. 호흡이 상당히 잘 맞았다. 그리고 나서 영국 등에서도 협연했고 현재는 함께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 짧은 치마를 입기도 한다. 불편하지 않나.

  “내가 입고 싶은 걸 입을 뿐이다. 한 번도 불편하게 생각한 적이 없다.”

 -중국 출신 클래식 음악가들의 돌풍이 거세다. 중국의 클래식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어느 정도라고 딱 잘라 수준을 말하긴 힘들지만 중국에서 클래식 음악의 인기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인들이 스포츠 경기에 열광하는 것과 비슷하게 클래식 음악에 빠져들고 있는 듯하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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