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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지옥 비아프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현대문명사회 한 구석에서 하루에도 수천명씩이나 굶어죽어가고있는 버림받은 지역이있다. 지난해 여름「나이지리아」로부터독립을 선포한「비아프라」주의「이보」족은 지금 식량이 떨어져 전멸의 위기에 처해있다. 원래「나이지리아」에 속해있던「비아프라」가 독립을 선포한뒤 정부군과「비아프라」주군과의 전투가 계속되고있으며 현재까지 쌍방의 전사자 수만도 수십만에 이르고있다.
정부군은현대식무기를사용, 닥치는대로「비아프라」군을 학살하고있는데 이무기는 정치적 혹은 경제적인 이유에서「나이지리아」의 분할을 반대하는 소련「아랍」공화국 영국등이 제공한것이다.
이통에죄없는「비아프라」인들은 학살당 하거나 식량과 의료품이 바닥이나 굵어죽고 있다.
집을잃고 헤매는 사람만도 4백50만명이 넘으며「이보」고원지대로 후퇴해온「비아프라」분리주의자들의 6백개「캠프」에 수용된 60만명의 난민들은 어른 아이 할것없이 1인당 하루에한「컵」의「가리」와「카사아버」나무뿌리를 가루로만든죽을 먹으며 사경을 헤매고있다.
그러나 이난민촌은 그래도 구호의 혜택을받아 이정도다.
대부분의지역엔 그나마 먹을게없다.
병원은 당장치료를 해주지않으면 죽어버릴 중환자나 아사직전에놓여있는 어린이가아니면 아예 받아주질않는다.
일단 병원에입원한 어린이라할지라도 병원당국이 살려내는것은 아니다. 다만 이들에겐 보름에 우유1「컵」씩을 배급하는게 치료의전부다.
그나마 이 혜택을 받는어린이는 중환자의 3분의1정도여서 어린이들은 질벙과 굶주림으로 매일같이 죽어가고있다.
「아바」근처 숲속에있는 어떤움막집엔 부모들이 버리고달아난 어린이들 20여명이모여 있었는데 이미 5명은 굶어죽고 나머지도 전부 죽어가고있었다. 「정글」을 뒤지던 수색대원이 빵조각을주자 아무도 받는 어린이가 없었다. 그들은 이미 20여일 이상이나 굶은채 거의 죽은 상태여서 손을 내밀 기운조차 없었던것이다.
이대로 가면 금년 여름이 가기전에 1백만명 이상이 굶어죽으리라는 소식이다.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나이지리아」는 66년「이보」족이「쿠데타」를일으켜 수상을 암살, 중앙정부를 장악한데서 소란이 시작됐다.
그러자 북부지방 종족들의 뒷받침을 받아 역「쿠데타」가 일어났으며 이에「오주쿠」대령은「비아프라」주의 독립을 선포하고「나이지리아」의 분할을주장, 1년여의 싸움이 계속되고있다.
반란군의 지도자 「오주쿠」는 긴급대량구호를 외치는데「나이지리아」는 코웃음을치고 영국은「오주쿠」가 세계의 동정을 끌기위해 굶어죽는 사람을 선전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각국에서 아무리 타당한 이유를 걸어 자기네 입장을 정당화한다 하더라도 죄없는 주민들을생으로 말라죽이는 참극은 비인도의 극을넘는 일임에틀림없다.
비인도적인 만행을 규탄하는 세계여론이 비등하자「나이지리아」정부는 뒤늦게『5일부터「비아프라」의 난민들에게 긴급구호물자를 공수하도록 허가했다』고발표했다.
이에따라 현재「스페인」영「페르난도프」섬에 있는 적십자사 비행기가 구호물자를 공수하게되었으나 엄청난 수의 난민들에게골고루 혜택을 주자면 아직도 요원한 얘기다.
국제적십자(IRC)는 이 사태를 가리켜『인류가 경험한 최악의 비극가운데 하나』라 말했고「스펙테이터」지는「비아프라」에대한 영국의 정책을 일컬어『노동당 정부의 가장 악질적이고 가장 불명예스러운 조처로서 역사에 기록될것』이라고 힐난했다.

<김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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