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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아주개발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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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시아」각국의 지역적 경제협력을 위해 설립된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ement Bank)이 비판을 받고있다. 여신업무를 제대로 취급하지 못하고 전형적「뱅킹·시스템」에 과도히 의존함으로써 원래의 설립의도였던 지역협력면에서 별다른 진전을 기록하지 못하고있다는 비난이 이곳「마닐라」에서 상당히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다.

<소규모 차관만 취급>
ADB에대한 1차적 비판은 이미 거액출자자인 미국의 의회에서 표면화한 바있으며 얼마전에는 「마르코스」비율빈대통령도 ADB가 소규모 차관만을 다룸으로써 「아시아」각국이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길을 봉쇄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이러한 비판들은 ADB집행부가 은행가 특유의 너무나 조심스러운 통상적 절차에 집착함으로써 여신업무가 지지부진할뿐 아니라 지역협력계획과 관련된 과감한 사업선정및 지원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것이 초점이 되고있다.
그러나 ADB에 가해지고있는 비판은 보다 근본적으로 ADB가 다해야할 업무의 성격과 방향에 관한 것이다.
ADB가 국가단위의 경제부흥및 개발사업에만 집착한다면 명칭이 「아시아」개발은행이고 본부가 「아시아」지역에 있다는것 이외에는 세계은행과 기본적으로 다를바없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지역협력 추진해야>
이를테면 세계은행이 존재하는한 이와 역할이 비숫한 또하나의 은행을 굳이 가져야할 이유는 없으며 따라서 적어도 「아시아」은행은 세은과는 다른측면에서 지역협력계획을 밀고 나가야할 책임이 있는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지역협력을 표방하는 각종 국제적기구들이 「아시아」지역에서 이미 설립됐으며 또 일부는 태동하고 있다. 예컨대 「말레이지아」「필리핀」「버마」인도및 태국등 동남아5개국의 ASEAN(아시아국가연합)이 67년8월에 결성되고 일본도 동남아각료회의를 주도하고 있으며 아주공동시장설립이 한국에 의해 주장되고 있다. 이밖에도 「아스팍」(아시아·태평양지역각료회의)과 SEATO(동남아조약기구)등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구들은 대개가 정치및 군사적 측면에 중점을 둔 것이며 아주공동시장만은 순수한 경재적 협력을 표방하고 있으나 이것또한 현실적으로 열매맺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경제적 공동기구로서 ADB가 담당해야할 역할은 막중한 것이나 그것은 추상적으로 지역협력을 단순히 표방하는데 그치지않고 밑바닥에서부터 협력을 구체화시키는 소지를 만드는데까지 배려돼야하겠다는것이다.

<지역외서자본도입>
「라틴·아메리카」개발은행(LADB)이 그 정치적 입장을 활용하여 방대한 미국의 자본을 도입, 배분하고 있는 것처럼 ADB도 역외자본의 도입「루트」가 돼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있다. 이러한 자본도입체제가 확립되면 다음에 ADB가 해야할일은 적어도 「아시아」역내에서 범국가적사업으로 중점지윈해야 한다는것이다. 이미 승인된 태국및 「실론」의 차재배를 위한 2건의 자금지원주치는 규모가 작고 국가단위사업이란 점에서 ADB의 설립의도에 별반 부합되지않는 것으로 지목되고있다.
「마닐라」의 한관심있는 인사는 ADB가 예컨대 역대 각국이 공동참여하는 해운회사를 설립, 각국을 연결하는 항로를 개설함으로써 저개발각국이 직면한 수송애로를 타개하면서 공동운영체제의식도 드높여야한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이런점에서 한국과 자유중국이 수평분업의 원칙에 따라 석유화학을 공동개발키로결정, ADB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은 여러모로 타당한 조치라고 평가받고있다.

<목표에 단계적 접근>
「아시아·하이웨이」구상과 같은 막연하고 비현실적인 계획은 처음부터 배제하고 당면한 요청에 따라 2국간 또는 3국간, 가능하다면 다국간 공동투자및 개발계힉을 하나하나 지원함으로써 착실히 지역협력의 실효를 거두어 「아시아」공동시장과 같은 장기적인 목표에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이다. 「마르코스」대통령도 각국 경제기자들까지 참석한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협력계획은 ASEAN이나 ASPAC과 같은 공식기구에서가 아니라 아시아」각국대표들간의 비공식무임이나 중요한 개별적 협의에 의해 더 순조롭게 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가지, 문젯점에도 불구하고 지역협력의 움직임이 계속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7∼8개사업이 상호 이익에 바탕을 두고 각인접국가간에 현실적으로 추전되고있다』고 지적했다. 「마르코스」대통령은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발맞추어 「아시아」 각국국민의 자유로운 비율빈입국을 돕기위한 「오픈·스카이·폴리시」(OPEN·SKY POLICY)를 선언했다. 이곳 신문재단 관계자들은 언론제휴의 측면에서 「아시아」통신사개설같은 것도 고려될수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비율빈의 「빅토리아스」제당회사부사장「멕헤일」박사를 비롯, 「마닐라」에 있는 여러「아시아」경제전문가들은 「아시아」 각국의 경제성장을 이 각국정부가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는 못하나 물자생산및 「서비스」등은 인구증가보다 빠른「템포」로 확대되고 협력기운도 성숙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여건들은 곧 ADB가 「아시아」의 은행으로서 그성격을 보다 뚜렷이 해야할 필요성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닐라 박동순기자
박기자는현재「마닐라」에서 개최되고있는 IPI주최경제기자「세미나」에 참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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